고나은은 극중 이방원(안재모 분)의 아내 '민씨'로 17일 37회 방송부터 등장했다. 첫 등장은 짧았지만 인상은 깊었다. 역성혁명의 대업을 이루려는 이성계(유동근 분)와 이를 막으려는 정몽주(임호 분)가 불꽃 튀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시점.
이방원이 모친의 죽음으로 빈소를 지키느라 부친 이성계를 지근에서 보필할 수 없는 점을 한탄하자 민씨는 "아들만 여섯을 두고 가신 어머님입니다. 어머님께서 영감에게 바라는 것이 즐비한 형제들 틈에 끼어 곡을 하는 것이겠습니까, 아니면 일전을 앞둔 아버님 곁에서 칼을 쥐고 계신 것이겠습니까"하고 강단있는 충고를 던졌다. 이어 "몸이야 어디 있은들 대수겠습니까? 효도는 마음입니다"라는 말로 개경으로 향하려는 남편의 마음을 굳힌다. 상경한 이방원은 이성계 대신 정몽주를 선죽교에서 살해, 고려 최후의 충신을 제거하고 자신들이 주장하는 '대업'을 완성하게 된다.
고나은의 사극 도전은 이번이 처음. 하지만 베테랑 사극 연기자 못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착륙이었다는 평가다. 향후 이방원의 아내이자 뛰어난 통찰력을 지닌 여장부 민씨의 역할이 늘어날 예정이라 본격적인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