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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서세원이 아내 서정희 씨를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1990년대 방송가를 호령하던 톱 MC였지만 지금 그에겐 가정 폭력 가해자라는 불명예만 남았다. 아직 경찰 조사가 끝난 건 아니지만 이미지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어쩌다 그는 나락으로 떨어졌을까.
이번 사건 이후 서세원은 준비 중이던 영화 연출에서 하차했다. 1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에서 진행된 영화 '건국대통령 이승만' 영화제작 제2차 발기인 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영화제작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서세원 대신 다른 감독이 영화 연출을 맡는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렇게 서세원의 재기는 또 한번 요원해졌다.
서세원은 지난 2월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건국대통령 이승만' 제작발표회 겸 시나리오 심포지움을 열고 "할리우드 배우를 비롯해 국내외 일류 배우들을 캐스팅해 해외 영화제에 출품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러고는 "우리가 성공적인 국가 대한민국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좋은 지도자 이승만을 만났기 때문이다. 나도 지금까지 그 사실을 모른 채 엉터리로 살았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젊은이들을 위해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들겠다. 이 영화를 통해 '빨갱이'들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한다. 우리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자녀들이 큰일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행사의 진행자였던 전광훈 목사가 영화 '변호인'을 언급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고 맹렬히 비판한 후에 이어진 발언이라, 마치 '변호인'을 겨냥한 듯한 뉘앙스로 읽히면서 파장이 더욱 컸다.
이후 연예계에서 잠정 은퇴한 서세원은 지난해 6월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서세원 남희석의 여러가지 연구소'라는 프로그램으로 방송에 복귀했으나 시청률 부진으로 한달 만에 폐지됐다. 2011년 이후 목사 안수를 받고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해왔으나 그마저도 지난 4월 초 재정난으로 문을 닫았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