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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랐다. 떡잎부터 달랐던 될 성 부른 나무. 연기를 기막히게 잘하는 똘똘한 아역에서 어느덧 충무로를 이끌어갈 차세대 대표 여배우로 자리잡은 그녀. 올해 스무살을 맞이한 심은경이다.
심은경은 가장 먼저 제작사 팔레트 픽쳐스의 박신규 대표를 '내 인생의 스승'으로 꼽았다. 박신규 대표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와 '모비딕'의 제작자다. 심은경은 "어릴 적부터 나를 눈여겨봐 주셨고 내가 좋은 배우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셨다"고 했다.
"미국에 유학하던 시절에도 박신규 대표님은 자주 뉴욕을 오가시며 제가 예술 분야에 눈을 뜰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배우로서 지녀야 할 예술적 감성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요. 제게는 영화사 대표님 이상으로 선생님 같으신 분이에요. 조금 쑥스럽지만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어요. 대표팀께서 많은 것을 알려주신 덕분에 제가 흐트러지지 않고 연기에 정진할 수 있었어요."
한 분 한 분 선생님의 이름을 떠올리던 심은경은 감사 인사를 전할 분이 너무나 많다며 수줍게 웃었다. 마음씀씀이가 참 곱고 예뻤다. "학창 시절의 모든 선생님들이 다 기억에 남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아역 배우로 활동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촬영 때문에 수업을 빠질 때도 많았고요. 특히 중학교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 담임 선생님들의 배려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이렇게라도 선생님들께 스승의 날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심은경이 성인이 되어 처음 주연 자리에 이름을 올린 영화 '수상한 그녀'는 올해 초 개봉해 870만 관객을 동원했다. 누구보다 기분 좋게 시작된 심은경의 스무살. 그 모습을 멀리서나마 지켜보고 있을 심은경의 스승들도 기특한 제자를 떠올리며 어딘가에서 흐뭇한 웃음을 짓고 있지는 않을까.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