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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의 엔터비즈]이수만-양현석, 누가 더 잘하고 있나. 최고의 '신의 한 수' 주인공은?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4-05-14 05:57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와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의 상반된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이수만 대표는 공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 프로젝트를 전개하면서 외치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양현석 대표는 요즘 내치에 여념이 없다. 회사의 외형을 키우는 것과 관련, 빅뉴스를 하루가 멀다 하고 터뜨리고 있다.

그들이 보여준 최근 행보의 행간엔 어떤 의미가 숨어있을까. 명실상부 K팝의 '오늘'을 만든 이수만과 그 뒤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양현석, 두 고수의 선택이 현 가요 산업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분석해 보자.


SM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오른쪽)와 바이두 리예홍 회장.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은둔형' 이수만, 최근 잦은 외유 왜?

좀처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수만 대표는 요즘 카메라에 포착되는 일이 잦다. 지난달 30일 일본을 찍은 뒤, 이달 8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전략적 업무 제휴를 했다.

사업 파트너들 또한 대단하다.

중국 측 제휴 상대는 중국 최고의 IT 기업인 바이두그룹이다. 최근 열린 제휴식에서 양사의 창립자인 이수만 대표와 리옌홍 회장은 SM엔터테인먼트, SM C&C, 바이두, 아이치이 등 4개 회사의 업무 제휴에 합의했다. 이로써 SM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시장에서 기본적인 저작권 보호는 물론, 사업 분야의 무한 확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의 공연 위주 수익에서 향후 음악 창조물을 기반으로 한 뮤직비디오, 음원 나아가서는 예능과 방송프로그램 등으로 매출처가 다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일본에서의 행보도 기대를 모으는데, 이수만 대표는 에이벡스 그룹 홀딩스 대표이사 하야시 신지, 유니버설뮤직 재팬 사장 후지쿠라 나오시를 직접 만났다. 그리고 합작회사 '에브리싱 재팬(everysing Japan)'을 설립하는 조인식을 가졌다. 5월 설립 예정인 '에브리싱 재팬'은 이후 디지털 분야에 있어 각 사의 장점을 바탕으로 보다 독창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처럼 양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문화 콘텐츠 융합'이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새로운 화두로 '콘텐츠의 융합', 한발 더 나아가 '콘텐츠 프로듀싱'을 내세운 이 회장은 대형 해외 프로젝트를 일일이 챙기면서 SM엔터테인먼의 또 다른 10년을 위한 토대 구축에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의중은 제휴식 발언들에서도 일관되게 드러나고, 충분히 강조된다. 이 대표는 일본 행사에서 "디지털 뮤직 애플리케이션 '에브리 싱'은 단순한 콘텐츠 제공이 아닌, 콘텐츠와 플랫폼을 융합시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낼 것"이라고 힘 줘 말했다. 중국에서도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SM과 IT 플랫폼을 성공시킨 바이두의 결합이 바로 문화 융합"이라며 "새로운 변화에 발 맞춘 문화 융합 콘텐츠를 바이두와 함께 프로듀싱 하겠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스포츠조선DB
유상증자 양현석의 속내는?

양현석 대표는 요즘 YG엔터테인먼트의 외형 확장에 여념이 없다.

그 본격적인 행보로 첫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11년 상장 이후 첫 대규모 유상증자인데,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다.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발행주식수 115만주 가운데 110만3565주(95.96%)에 대한 청약이 이뤄졌다. 7.22%의 지분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도 이번 청약에 참여했으며, 여러모로 화제를 만들어내는데도 성공했다. 양현석 대표와 양민석 대표이사가 제공한 8만1400주의 신주인수권을 양도받은 싸이와 빅뱅 등 18명의 소속사 연예인들도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20일 신주를 상장해 512억9000만원의 자금조달을 마무리할 계획. 그리고 이 자금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선다. 세부 아이템은 본사 사옥 및 트레이닝 센터 신축, 해외진출 투자 등이다.

이를 영역별로 나눠보면 신규사옥 및 트레이닝 센터 신축에 각각 152억원, 140억원을 투입한다. 또 홀로그램 사업 자회사인 NIK Limited 유상증자에 5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밖에 연기 매니지먼트 전략투자에 40억원, 북미 공연장·스튜디오 마련에 100억원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

자금 운용계획안만 봐도, 양현석 대표의 야심이 어디까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짐작이 된다. 올해 그 어느때보다 많은 가수들을 데뷔시키고, 기존 가수들의 신규앨범 또한 활발히 발표할 예정인 YG엔터테인먼트는 2014년 눈에 띄는 외형적 확장에 나서게 되는 것. 트레이닝 센터 신축을 통해 신인 발굴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으며, 연기자 매니지먼트 사업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소속 연예인의 대거 확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더불어 북미 스튜디오 건립 계획 등은 미국 시장 진출에 있어서도 가속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SM의 대표 그룹이 된 엑소.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vs 양현석, 각기 다른 '신의 한 수'

일단 이수만 대표에 대해선 업계 기대가 높다. 일찍이 유럽의 유명 작곡가들과 손을 잡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K팝 스탠다드를 만들어냈듯이, 이번엔 또 어떤 놀라운 결과를 보여줄 지 가요계에선 주목하고 있다. 외연적 확대에 있어 거의 정점을 찍은 K팝에 있어 이수만 대표의 이번 선택이 결정적인 터닝포인트를 마련해주리란 것.

우리 앞에 펼쳐질 그림이 무엇이 될지 예단은 금물이나, 앞서 바이두와 만들어낸 역사적인 기록들을 보면 기대치는 한정없이 올라간다. 바이두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인 티에바에서 'EXO 티에바'의 한 달 방문자수가 무려 1억명을 넘어선 일만 봐도 이후 중국에서 얼마나 큰 판이 벌어질지 가늠이 안될 정도다.

타이밍도 아주 좋다. 현재 중국 내 스마트폰과 PC 보급률은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는 추세. 온라인을 통한 콘텐츠 접근성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빅파트너와 전략적 업무 제휴는 이수만 대표가 골라든 '신의 한 수', 그 출발점이 되리란 전망.

더불어 이후 SM엔터테인먼트의 음원 및 뮤직비디오 등의 중국 내 온라인 서비스 유통, SM 소속 아티스트 및 K-POP 온라인 커뮤니티 공동 운영, 신규 방송프로그램 제작 등의 사례 등은 이후 아시아 전체 신규 비즈니스 확대에 있어 교과서가 될 전망이다.

한편 YG엔터테인먼트의 이번 유상증자는 또 한번의 이슈 메이킹과 분위기 전환에 아주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는 연기자 매니지먼트 사업을 가속하고 패션, 화장품 등 다양한 사업에 거의 문어발식 진출을 했다. 지난해 상반기 8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하반기 모멘텀이 사라지면서 4만원대까지 내려왔었다.

이 가운데 진행된 이번 유상증자의 성공은 투자자들이 YG엔터테인먼트의 성장성에 대해 큰 희망을 품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올 한해 호재가 연이어 나올 것이란 기대 속에서 기꺼이 지갑을 연 것이다. 전문가들 분석 또한 호의적인데, 신정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YG엔터테인먼트는 기존 빅뱅과 2NE1 활동에 더해 올해 데뷔하는 그룹이 4개 팀 예정돼 있고 연기 매니지먼트와 신사업 확대를 준비 중"이라면서 "큰 성장이 없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기대할 만한 요인이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유상증자를 성공리에 마친 양현석에겐 이후가 더 중요해진 셈. 예상되는 호재를 현실적인 매출 증대로 연결함과 동시에, 지난해 다양하게 발표했던 신규사업 또한 이젠 수익성과 연결짓는 수완과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급격한 외형확장에 따른 투자자들의 높아진 기대치를 빠른 시간에 만족시켜주기 위해 양현석은 그 어느때보다 바쁜 2014년을 보내게 될 전망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그룹인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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