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도 울고 예능도 울고…'총체적 난국'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4-05-08 08:03




KBS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모두 경쟁사와의 시청률 싸움에 밀리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유독 뉴스 보도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 뉴스특보 역시 종편이나 인터넷 방송에 뒤진다는 평을 받았다. '왕가네 식구들'이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가 호평받는 등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호시절을 만끽하던 KBS. 어쩌다 늪에 빠진 걸까?



드라마, 월화수목 시청률 '꼴찌'

주말극인 '참 좋은 시절'과 '정도전'이 체면치레를 해주고는 있지만,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KBS 드라마는 쓴맛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선 가장 경쟁이 치열한 수목극 전쟁에서 '골든크로스'가 참패했다. 지난 4월 9일 5.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한 이래 꾸준히 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다 경쟁작 MBC '앙큼한 돌싱녀'가 종영한 뒤에야 간신히 6%대 진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수목극 시청률 꼴찌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전망도 썩 밝지 못하다. 새로 시작한 경쟁작들이 만만치 않다. 김명민 주연의 MBC '개과천선', 차승원 이승기 고아라 안태현 등 멀티캐스팅으로 승부수를 띄운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와 같은 쟁쟁한 작품들과의 맞대결이 버거운 상황. 시청률 반등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실제 7일 첫 방송된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12.3%(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개과천선'은 9.3%를 기록했고, '골든크로스'는 7.2%로 조금 올랐지만 최하위를 면치는 못했다.

월화극의 저주도 이어지고 있다. 3%대 시청률로 막을 내린 '태양은 가득히'의 바통을 강지환 최다니엘 이다희 정소민이 주연을 맡은 '빅맨'이 이어받았다. '빅맨'은 8%대의 시청률로 전작에 비해 의미있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트라이앵글', SBS '닥터이방인'과 1% 내외의 접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꼴찌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극을 중심 스토리로 삼았다는 것. 올 초 장르 드라마가 주류를 이룬데 착안한 편성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엇비슷한 복수극에 대한 피로도가 극에 달했기 때문 . 더욱이 '골든크로스'는 지나치게 자극적인 소재와 엉성한 설정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평도 이어지고 있어 '웰메이드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갈증해소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KBS에게 설욕의 기회는 남았다. 6월 18일부터 '골든크로스' 후속으로 방영될 '조선총잡이'가 기대작이다. '조선총잡이'는 조선 마지막 칼잡이가 총잡이로 거듭나 민중의 영웅이 돼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액션로맨스. 이준기 한주완 남상미 전혜빈 등이 출연한다. 이준기의 안방극장 복귀작인 데다 이준기와 남상미가 2007년 방영된 MBC '개와 늑대의 시간' 이후 7년 만에 연기호흡을 맞춘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 2011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공주의 남자'를 만든 김정민 PD가 연출을 맡았다는 점도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예능까지 밀리다니…


예능 성적표도 썩 좋지 않다. 줄곧 일요 예능 1위를 차지했던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2일)가 정웅인 부녀의 MBC '일밤-아빠 어디가' 합류로 하락세를 탔고, '해피투게더'와 같은 터줏대감들도 시청률 답보 상태다. 여기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던 '개그콘서트'가 세월호 침몰 사고로 3주째 녹화를 취소하면서 시름이 깊어졌다.

KBS 예능의 취약점은 너무나 역사가 길다는 것. '1박2일'이나 '해피투게더' 등 대표 프로그램은 벌써 세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포맷의 변화를 줬다고는 하지만 '해피투게더'는 벌써 13년째 방영되고 있고, '1박2일'은 멤버만 교체했을 뿐 포맷 변화는 없이 7년째 방송 중이다. 익숙한 만큼 식상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또 '관찰예능'이나 '시청자 참여형 예능'이 주류가 된 최근 예능 트렌드에도 부적합하다. '안녕하세요', '우리동네 예체능'과 같은 신생 프로그램이 호평받고 있는 점이 그 방증이다.

이러한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KBS는 예능 수술에 들어갈 전망이다. 그 전초전으로 '나는 남자다', '미스터 피터팬', '밀리언셀러' 등 파일럿 프로그램을 대거 방송하며 시청자 반응을 살피고 있다. 예능국 관계자는 "아직 어떤 프로그램이 정규편성 될지는 확정된 바가 없다. 하지만 유재석의 '나는 남자다'가 정규편성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개편도 이뤄진다. 한 관계자는 "오래된 프로그램 중심으로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알고있다. '해피투게더' 역시 개편을 논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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