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방송정상화 됐지만…스타들의 고민은 현재진행형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4-05-01 08:33


두 번째 미니앨범 '중독'으로 컴백쇼를 펼치고 있는 엑소(EXO).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4.15

지상파 3사가 방송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다.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예능 프로그램을 일제히 결방했던 KBS MBC SBS가 정상 방송 체제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 천안함 사건 때 5주간 애도 체제가 지속됐던 것과 비교하면 조금은 성급한 감이 있다. 방송은 이처럼 무리없이 정상화됐지만 스타들은 고민이 깊다. 아직 웃고 즐기기에 적합한 타이밍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데다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남았기 때문이다.

위약금은 어쩌나…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국민이 비통함에 잠기면서 스타들은 팬미팅, 생일 파티 등 팬들과 함께 하려 했던 이벤트를 일제히 취소했다. 그러나 여파가 크다. 먼저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1000만 원 단위에 이르는 대관료를 물어야 한다. 스타에게 문제가 있어 일정을 취소한 것은 아니지만 행사장 측에서는 예정됐던 대관 수입이 사라졌기 때문에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논리다. 한 관계자는 "대관료 전부를 내야할지, 위약금 조로 일부만 내야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어쨌든 우리 쪽에서 대관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행사장 측과도 논의 중이다. 취소 이유가 우리 쪽에 있지 않았던 만큼, 행사장 쪽에도 얘기해봤는데 새 일정을 달라고 하더라. 그러나 아직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새 일정을 맞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새 스케줄 문제도 있고 해서 이번 이벤트는 사실상 취소다. 행사장 쪽과 얘기해서 5월까지 대관을 연장하긴 했는데, 그렇게 되면 새로운 이벤트를 계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티켓 환불 등의 문제도 있다. 인터파크를 비롯한 티켓 판매처 쪽에서는 기한이 임박해 행사를 취소한 것이기 때문에 스타 쪽에 환불의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외팬까지 포함된 경우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해외팬을 대상으로 패키지 상품을 기획한 여행사와의 계약이 파기됐고, 또 정상적인 루트가 아니라 경매 사이트 등을 통해 표를 구입한 팬들의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티켓 판매처와도 얘기 중이긴 한데 일방 취소가 된 거라 환불의 전 과정을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 티켓 구매자들에게 우리 쪽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 행사 취소 사실을 알리고 신분증 사본과 계좌 번호를 받아 일일이 환불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전화를 받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암표를 산 해외팬들의 경우 우리 쪽에서 직접 환불을 해줄 수가 없다. 원 구매자에게 환불을 해준 뒤 원 구매자가 해외팬들에게 다시 돈을 돌려줘야 하는데, 우리가 거기까지 개입할 수도 없는 문제라 정상적인 환불이 이뤄질지 모르겠다. 그런 경로로 표를 산 경우에는 원 가격보다 비싸게 표를 샀을텐데, 그런 부분까지 책임져 줄 수는 없는 일이다. 회사에 찾아와 울고 간 팬들까지 있어 우리 쪽에서도 미안할 뿐"이라고 전했다.


비스트.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물', '배', '섹시' 설정 전면 수정 불가피

가수들도 난감하다. 이번 사고로 가수들도 음원 발매 및 컴백 일정을 대거 연기했다. 때문에 5월에 일정이 깔대기에 물이 고이듯 한꺼번에 몰린다. 엑소 블락비 비스트 양희은 정기고 산이 박정현 김진호 휘성 지연(티아라) 전효성(시크릿) 빅스 플라이투더스카이 YG신인팀 등 대형 가수들이 비슷한 시기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6월엔 브라질 월드컵이란 대형 이벤트가 있어 더이상 컴백을 늦출 수도 없는 만큼 일명 '갈라먹기'가 예상된다. '대박'을 노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 큰 문제도 있다. 컨셉트 잡기가 난감해졌다. '물', '배', '섹시' 설정 모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 가수는 이번 신곡 뮤직비디오에서 대형 수조를 배경으로 사용했다. 수조에서 물이 넘쳐 바닥에 찰랑찰랑하게 물이 찬 상태를 연출한 것. 그러나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면서 해당 장면은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신이라 완전히 들어낼 수도 없다. 고민 끝에 아예 뮤직비디오를 다시 찍기로 했다. 이에 따라 컴백 일정도 연기 됐다. 또 다른 가수는 뮤직비디오 컨셉트를 항해로 잡았다. 당연히 배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이 뮤직비디오는 사용할 수 없게 됐고, 결국 홍보를 포기하기로 한 상태다. 여자 가수들 역시 이런 분위기에서 섹시 컨셉트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 의상과 컨셉트 전면 수정에 돌입했다. 다른 가수들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컨셉트 잡기가 어려워진 입장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관계자는 "천안함 사태때도 그랬고, 아시아나 사건 때도 그랬다. 음악이나 예능 프로그램이 정상화 된다고 해서 바로 컴백 체제에 돌입할 수는 없다. 대중가수인 만큼 전체적인 국민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 보통 앨범 발매 2주 전에는 홍보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런 시국에 이미지나 영상을 공개하는 등 정상적인 홍보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고민이 크다"고 설명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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