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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신의 선물-14일'이 10%대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전국 일일기준)
이 드라마는 첫회에 샛별이의 실종과 2회 만에 타입슬립이 예견됐고, 나머지 14회를 돌아온 시간에서 범인 찾기와 해결로 풀어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시간적 제한, 가족의 위협, 비범한 조력자와 만남, 1차 범인의 갑작스런 죽음, 공범으로 시간끌기, 믿었던 인물의 배신 등 미드 드라마의 공식을 답습했다. 무엇보다 후반 5분 전에 수현이 위기에 빠지는 상황으로 매듭되는 상황은 시청자에게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장치다.
8회를 지난 시점에서 이 드라마가 남은 과제는 점점 큰 사건을 만들어 끝내 눈덩이처럼 큰 반전을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엉성한 구성이 몰입도를 방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신의 선물'의 반복된 범인 찾기 놀이와 걸핏하면 과거로부터 연관성을 찾는 장면은 16부작 드라마로서 준비가 덜 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무엇보다 극 전개에서 수현의 도발과 위기, 동찬(조승우)의 구원으로 이뤄진 3단계 구성의 반복은 예상되고도 남는다. 수현은 도발하고 위기를 맞더라도 동찬이 구해줄테니 무슨 걱정이 필요할까. 거기에 강력 팀장 현우진(정겨운)의 무능력함은 보는 이를 답답하게 만든다. 다른 주변인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엉성함이 쌩뚱맞은 뽑기식 '범인 찾기'로 전락할 위험이 우려된다.
이런 류의 드라마를 접해보지 않았던 국내 안방극장에서는 잠시나마 참신함으로 승부할 수 있을 뿐이다. 치밀한 서스펜스 드라마이기보다 그때 그때 줄거리가 생기는 옴니버스 드라마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치밀한 구성과 허를 찌르는 필력과 연출, 연기력이 필요하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