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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 스물 네살의 그녀다. 누구나 예쁜 나이라지만, 꽉 채우기는 2% 부족한 나이다. 2009년 영화 '4교시 추리영역'으로 데뷔한 뒤 배우 생활 6년차에 접어들었다. 연기자로서 재미를 알아가는 시점이기도 하지만, 막연한 어려움도 느껴지는 시기기도 하다. 겨울이 지나고 봄 기운이 만연한 3월, 스포츠조선 창간특집을 맞아 노란색 원피스를 입은 어여쁜 봄처녀 강소라와 만났다.
그리곤 "그렇다고 제가 24시간 대본을 보는 성격도 아닌데 말이죠"라며 웃는다. 강소라는 드라마 '닥터이방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동안 보여줬던 제 이미지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거에요. 차가우면서도 가슴 속에는 뜨거운 열정이 꽉 차있고요. 그런 열정이 (이)종석씨를 만나면서 무장해제가 되는데요."
이종석은 동갑이다. 이종석이 89년생이지만, 9월생. 강소라는 90년생이지만, 2월생이라 말을 놓는 사이란다. "종석씨는 상냥한 분 같아요. 의학 드라마라서 실제로 흉부외과에서 참관을 하게 됐는데, 전날 잠도 못자고, 긴장이 돼더라고요.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종석씨가 옆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더라고요."
"어린 나이임에도 남의 장점을 칭찬할 줄 아는 점이 보기좋다"는 말에 강소라는 "전 잘 받아먹는 편이거든요"라며 쑥스러워한다.
"90년생 배우, 유독 많아. 백마라인 만들까봐요."
90년생 배우가 유난히 많다. "예전에 한 시상식에 갔는데 (박)신혜씨가 저랑 생일이 같다고 하더라고요. 신기했어요. 또 (고)아라씨도 있고, 박보영씨, 아이돌 중에서는 윤아씨도 있고, 정말 많아요." 문득 90년년 여배우들의 활약의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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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라인을 만들어 가끔 띠와 관계 없이 이민호나 김우빈같은 꽃미남들을 초청하라는 농담에 강소라는 "연예인이 된 후로는 편한 오빠를 만나도 신경이 쓰이는데요"라며 고개를 절레 흔든다.
여배우가 된 후로 못하는 것은 이뿐 아니다. 강소라의 옛 취미는 사진촬영이었다고. 강소라는 "배우로 데뷔하기 전에는 사진을 많이 찍으러 다녔어요. 근데 카메라를 팔았어요. 스냅 사진을 찍으려면 지하철도 타고, 여행을 자주 가야 하는데, 여건상 쉽지 않거든요. 요즘은 거의 차를 타고 다니니까 의미가 없어요"라고 아쉬워한다. 그리곤 "여배우로 살다보니, 뷰 파인터에 파운데이션이 묻고요. 속눈썹을 뷰러로 찝으면 렌즈에 닿고요. 하하"라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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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머릿 속에 있는 생각들이요?" 강소라는 하나씩 그려나갔다. 가장 먼저 채운 것은 '닥터이방인'이다. 그녀에게 현재 이보다 중요한 생각은 없는 듯하다. 이후 '인테리어'라고 적었다. "사실 얼마 전에 집에 불이 났어요. 큰 불이 난 것은 아니고, 방에 난 것인데요. 도배도 새로 싹 하고요. 가구도 다 바꿨어요."
그리곤 "방을 새로 인테리어 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라며 "옷방 정리도 다 못했는데, 이제 해야해요"라고 말했다. "옷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해외 직구까지 손을 뻗쳤어요. 사실 관세랑 택배비 빼면 남는 게 쌀 게 별로 없는데요. 하하."
이어 강소라는 '부모님의 건강'과 '강아지'를 꼽았다. 무남독녀 외동딸인 강소라는 얼마나 귀여움을 받고 살았을까. 강소라는 "글쎄요. 그런 편은 모르겠는데요. 아버지는 몰라도 어머니는 '지적의 여왕'이세요. 어머니는 저의 연기나 스타일에도 가감없이 지적해주시는 편이에요"라며 웃는다. 뒤이은 강아지 이야기에는 애정이 듬뿍 느껴진다. "강아지가 원래 길을 잘 들였는데요. 드라마 촬영때문에 바빴더니 요즘 자기가 왕자인 줄 알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여행'을 들었다. "이번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친한 언니와 스페인에 가고 싶어요. 스페인의 가우디 성당이랑 여기저기를 다녀보고 싶어요." 이에 "tvN '꽃보다 할배-스페인 편'을 꼭 보고 가면 참조가 될 것"이라는 기자의 말에 "기대가 되네요"라며 들뜬 표정을 보였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인터뷰를 마쳤다. 소녀에서 이제는 한층 우아한 숙녀로 돌아온 강소라의 변신이 기대된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