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女명배우 Big3? 전도연 김혜수 하지원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03-21 06:05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요즘 스크린이나 안방극장에서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다룬 작품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여배우들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여배우에겐 더욱 큰 격려가 필요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관객과 시청자를 사로잡은 최고의 여배우들이 있다. 스포츠조선이 창간 24주년을 맞아 영화 및 방송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 대표 여배우를 가려봤다. 설문자 20명이 한결같이 첫 손에 꼽은 여배우는 바로 전도연이다.

전도연은 무려 16표를 얻으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한 설문자는 '넘사벽(능력이 탁월해서 뛰어넘을 수 없는 인물이나 대상을 뜻하는 표현)'이라고 표현했다. 전도연은 2007년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2년간의 공백 후에 선보인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여성 영화임에도 전도연의 이름만으로 18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집으로 가는 길'은 2004년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 운반범으로 오인돼 대서양 건너 외딴 섬 마르티니크 감옥에 수감된 평범한 한국인 주부의 실화 '장미정 사건'을 그린 작품. 전도연은 실제 현지 교도소에서 재소자들과 함께 촬영을 하며 리얼리티를 살렸고 ,수감 생활로 영양실조에 걸리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극한의 체중 감량을 했다. 영화가 대한민국 정부의 치부를 건드릴 수밖에 없기에 여배우로선 다소 부담이 되는 선택일 수 있지만, 전도연은 주저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여성 영화 기획 자체가 없는 충무로에서 전도연은 여배우의 존재감을 몸으로 증명하는 배우"라며 "연기력만으로 영화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위에 오른 김혜수는 드라마와 영화 쪽에서 고르게 표를 얻었다. 김혜수는 최근 2년간 안방과 스크린 양쪽 모두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영화 '도둑들'이 1200만 관객을 동원한 데 이어 '관상'까지 900만을 돌파하며 막강한 흥행 파워를 자랑했다. 특히 '관상'에선 주연급 배우임에도 조연의 자리에서 극을 뒷받침하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혜수의 변신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다. 지난해 방영된 KBS2 '직장의 신'도 빠질 수 없는 작품이다.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 캐릭터로 분한 김혜수는 비정규직 현실에 대한 풍자를 공감을 자아내는 연기로 표현해내 '원작을 뛰어넘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런 김혜수에게 연기대상이 뒤따라온 것은 당연한 수순. 설문에 응한 관계자들은 꼭 한번 같이 작업하고 싶은 사람으로 김혜수를 많이 꼽았다.

하지원도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증명했다. 설문자 5명에게 표를 얻어 3위에 올랐다. 하지원도 지난 연말 MBC 연기대상의 주인공이다. 방송 초반부터 역사 왜곡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드라마 '기황후'가 시청률 3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끄는 데는 하지원의 공이 절대적이다. 한 작품 안에서 액션 연기와 감성 연기를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여배우는 하지원밖에 없다. 하지원은 특히 현장에서 들려오는 칭찬이 많았다. 한 관계자는 "하지원이 촬영 분량이 많아서 밤을 새는 날이 많고 체력적 부담이 클 텐데도 현장에서 내색 한번 하지 않는다"면서 "완벽한 준비와 성실한 태도에 매번 감탄하게 된다"고 했다.

그밖에도 손예진이 4표를 얻어 4위에 올랐고, 문소리와 공효진 각각 3표, 윤여정, 고현정, 임수정, 김혜숙이 나란히 2표를 얻었다. 여배우는 남자배우에 비해 표심이 폭넓게 분배된 편인데, 이는 여성 캐릭터가 돋보이기 어려운 제작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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