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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놀라게 한 고양이들이 돌아온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걸작 뮤지컬 '캣츠'가 6년 만에 내한 공연을 펼친다.
천문학적 자본을 투입한 특수효과와 압도적인 스펙터클로 이른바 '메가(Mega) 뮤지컬'의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1970년대까지 세계 뮤지컬을 이끌던 브로드웨이를 대신해 '런던 뮤지컬'의 시대를 선포한 기념비적인 작품이자, '뮤지컬 빅(Big) 4'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작품이기도 하다. '캣츠' 이후 '레미제라블'(1985), '오페라의 유령'(1986), '미스 사이공'(1989) 등이 잇달아 흥행 대박을 터트리면서 뮤지컬의 글로벌 시대가 구축됐다.
'캣츠'는 젤리클 고양이들이라는 한 고양이 부족이 1년에 한 번 모여 여는 축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잔치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하나 있다. 한 마리의 고양이가 환생의 기회를 얻는 것이다. 올해에는 과연 어떤 고양이가 행운을 누리게 될까.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명곡 '메모리(Memory)'는 뮤지컬사에 길이 남는 명곡 중의 명곡이다. 그녀의 화려했던 과거의 현재의 고통,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드라마틱하게 담았다. 이 역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초연 배우 일레인 페이지를 비롯해 팝스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뮤지컬배우 사라 브라이트만,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등 수백명의 가수가 불렀다.
'캣츠'는 꽉 짜여진 줄거리 대신 배우들의 재능과 장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레뷔(revue)' 형식의 뮤지컬이다. 여러 고양이들이 다채로운 춤과 노래를 2시간 40분 동안 쏟아낸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 관객에게도 아름다운 판타지를 선사한다. 각 고양이들의 개성에 따라 각기 다르게 표현한 멋진 분장을 비롯해 1막 후반에 10분간 화려한 조명 속에서 펼쳐지는 춤의 향연 '젤리클 볼', 그리자벨라와 올드 듀터로노미가 번쩍번쩍 빛나는 폐타이어를 타고 승천하는 장면 등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신나고 환상적인 볼거리가 가득하면서도 명곡 '메모리'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아울러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캣츠'는 1981년 런던 초연 이후 전세계 30개 국, 300여 도시에서 15개 언어로 번역되어 7,300만 명 이상을 동원했다. 국내에서도 1994년 첫 내한 공연 이후 매 공연 흥행불패 신화를 기록하며 현재까지 120만 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올해 공연을 위해 제작진은 영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배우 오디션을 실시해 최고의 기량을 갖춘 노련미 넘치는 배우들로 투어팀을 구성했다. 30년 넘게 세계 각국에서 '캣츠'를 연출한 조앤 로빈슨을 비롯한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이 진두지휘를 맡았다. 설앤컴퍼니, CJ E&M 제작.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