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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계의 신사' 주병진이 돌아온다. 2012년 6월 종영한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 종영 이후 약 2년 만의 방송 복귀다.
오는 14일 첫 방송되는 '근대가요사 방자전'은 80~90년대 방송 비화와 핫이슈 등을 풀어보는 토크 프로그램. 음악을 통해 40~50대 중장년층 시청자들과 교감하겠다는 목표다. 당시 인기 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 '주병진쇼' 등을 이끌며 당대 최고 스타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재치 있는 입담으로 풀어냈던 주병진에게는 맞춤옷 같은 프로그램이다.
주병진은 "우리나라를 중추적으로 이끌고 있는 40~50대가 자신들을 위한 것이라고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의 기를 살리고 그들이 존재함을 10대~30대가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추억이라는 키워드는 최근 몇년간 유행한 '복고 열풍'과 맞닿아 있다.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로 90년대 명곡들이 재조명된 분위기가 '근대가요사 방자전'의 기획에도 투영됐다. 주병진은 "'응답하라 1994'는 80~90년대 이야기를 드라마로 보여주는 것이고, '근대가요사 방자전'은 토크쇼 형식으로 보여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며 "우리는 당시에 활동하던 사람들이 시청자들과 살아 있는 이야기를 나눈다. '응답하라 1994'가 냉동회라면, 우리는 활어회인 셈이다"라고 비유했다.
하지만 최근의 방송이 자극적인 재미만을 추구하는 것과 이를 위해 장시간 녹화를 당연시하는 관행에 대해선 아쉬움을 토로했다. 주병진은 "과거에는 1시간짜리 프로그램을 위해 기껏해야 1시간 반 정도 녹화를 했다. 그러나 요즘엔 5~6시간 녹화를 해서 1시간짜리 프로그램으로 만든다. 과정을 무시한 채 결론만 내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리듬감이 탄생하게 되고, 시청자들은 그것을 보며 현실인 줄 착각하게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아울러 주병진은 방송의 책임에 대해서도 짚었다. 사회적 문제가 된 과격한 행동들이 요즘 프로그램의 행태와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다중 MC 체제에서는 재미있는 말 한마디를 내보내기 위해 서로 무한 경쟁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상대를 무시하고 폭로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음식에 첨가물을 자꾸 타면 제 맛을 느낄 수 없듯, 제대로 된 방송이 재미없게 느껴지는 건 첨가물에 중독이 돼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의 인식이 바뀌면 제작 관행이 바뀌고, 그러면 연기자들 마인드가 바뀌고 국민 정서도 바뀔 거라 본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