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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짝' 여성 출연자 전 모씨(29)의 자살 원인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건 당일인 지난 5일 서귀포 경찰서가 공개한 유서를 보면 프로그램과 관련성을 선뜻 찾기 힘들어 보인다. 전씨는 유서에서 "애정촌에 와 있는 동안 제작진분들한테 많은 배려 받았어요. 그래서 고마워. 난 지금 너무 힘들어 짝이 되고 안되고가 아니라 삶의 의욕이 없어요. 내가 사랑했던 사람 모두 미안해 고마웠어. 정말 너무 미안해"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사망 전 행적에서도 특이 사항은 없다. 경찰은 사건 당일 "전씨는 4일 오후 8시 거실에서 출연진과 식사를 했다. 어느 정도 술을 마셨지만 취할 정도는 아니었다. 오후 11시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5일 0시30분 테라스에 있었고 혼자 있고 싶다는 말을 했다더라. 이후 오전 1시께 방으로 들어갔다가 1시 30분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으로부터 강압을 받았다거나 출연진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직접적인 진술이나 정황은 없었다. 경찰은 "특이한 진술은 없었다. 출연진들과 어느 정도 술을 마신 뒤 혼자 있고 싶다는 말을 했다더라. 혼자 있다고 우울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촬영 중 문제되는 점이나 다툼도 확인되지 않았다. 왜 그날 갑자기 우울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로 발견된 증언들로 인해 양상은 달라질 조짐이다. 우선 사망자의 어머니가 반발하고 있다. 전씨의 어머니는 사건 당일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자세한 내용은 곧 터뜨리겠다"고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다음날인 6일에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딸이 전화로 힘들다고 했다"고 말했고 "여러 문제가 있어 장례를 미루겠다"고도 했다.
경찰도 "특집 방송 촬영 당시 일어났던 상황을 중점적으로 확인하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CCTV 분석과 '짝' 촬영 테이프는 물론 고인이 사용하고 있던 SNS와 지인과 나눴던 통화 기록 및 문자 대화내용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조사 방향을 설명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논란의 중심에 선 '짝' 프로그램 존폐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짝' 출연자인 전 모씨는 5일 오전 2시 15분께 서귀포시 하예동 B펜션 여성 숙소 화장실에서 헤어 드라이기 전선으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전씨는 발견 즉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서귀포 의료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