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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짝' 촬영 중 여성 출연자가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진정될 기마가 보이지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자살의 동기. 출연자 전씨 개인 문제인지, 프로그램 상의 문제인지에 대한 해석 여부가 중요하다. 현재로선 어느 쪽도 단정하기 어렵다. 유서를 남겼고, 사망 직전 행적이 밝혀졌지만 직접적인 자살 동기를 유추하기 힘들다.
제주도 서귀포 경찰서는 전씨 사망 당일 오후 사건과 관련 공식 브리핑을 진행, 노트에 쓴 유서와 사건 당일의 행적을 공개했다. 전씨는 "엄마 아빠 너무 미안해 그냥 그거 말곤 할 말이 없어요. 나 너무 힘들었어. 살고 싶은 생각도 이제 없어요. 계속 눈물이 나 버라이어티한 내 인생 여기서 끝내고 싶어 정말 미안해요. 애정촌에 와 있는 동안 제작진분들한테 많은 배려 받았어요. 그래서 고마워. 그러네 난 지금 너무 힘들어 짝이되고 안되고가 아니라 삶의 의욕이 없어요. 내가 사랑했던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 모두 미안해 고마웠어. 정말 너무 미안해"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경찰은 사건 당일 전씨 행적에 대해 "두 커플만 외부 데이트를 즐기고 나머지는 숙소에 있었다. 전씨는 4일 오후 3시께 다른 사람들과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낸 뒤 오후 8시 거실에서 식사를 했다. 이때 출연진 전부 식사를 했고 어느 정도 술을 마셨지만 취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후 오후 11시 어머니와 일상생활에 대한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5일 0시 30분 테라스에 있었고 혼자 있고 싶다는 말을 했다더라. 이후 오전 1시께 방으로 들어갔다가 1시 30분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CCTV에 추가적으로 찍힌 건 없다"며 "통째로 팬션을 빌렸다. 1층에는 거실과 부엌, 다락방이 있고 2층에는 방이 두 개다. 여자 세 분이 한 방, 두 분이 한 방을 썼다. 3층은 홀식으로 남자 7명이 투숙했다. 같은 동료 중 하나가 안 보인다 싶어 찾아봤는데 화장실에 있는 것 같아 가봤더니 물소리는 나고 인기척이 없어 담당 PD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했다. 문에 틈이 있어 동전으로 비벼 얼었다. 혹시 샤워할지 몰라 먼저 들어가서 확인했는데, 목 맨 상황을 발견하고 다른 출연진과 끌어내 인공호흡도 하고 심폐 소생술도 했다. 방에 있던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방 안에 방송용 카메라가 있다. 그 카메라 시간으로 보면 전씨가 들어간 시간부터 발견자가 발견했을 때까지 한 시간 십 분 정도가 있었다. 발견 시간은 2시 정도다. 테라스에 갔다가 볼펜을 한 번 빌렸고 화장실에 볼펜도 있었다. 볼펜에 의해 (유서를) 작성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짝을 선택하는 과정에서의 스트레스 여부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경찰은 브리핑에서 "처음에는 선택을 많이 받았다. 원했던 남자와도 짝이 됐다. 다만 데이트를 하진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경황이 없는 상태에서 조사를 해 우울증 치료 여부는 아직까지 들은 건 없다. 그 부분도 병원을 통해서 내역을 수사할 예정이다. 진술을 토대로 화장실에서 유서가 발견됐다. 부검 여부는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 유가족은 부검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SBS는 녹화분 전량을 폐기하기로 했다. 5일 저녁 오후 11시 5분 방송예정이던 '짝' 65기 방송분을 내보내지 않기로 결정하고, 브라질월드컵 D-100 특집 축구평가전 러시아 : 아르메니아(Delay)로 대체 편성했다.
'짝' 출연자인 전 모씨는 5일 오전 2시 15분께 서귀포시 하예동 B펜션 여성 숙소 화장실에서 헤어 드라이기 전선으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전씨는 발견 즉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서귀포 의료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