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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의 미학과 정서를 담은 뮤지컬들이 새 봄을 맞아 활짝 나래를 편다. 최근 서양의 소설이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 유행을 타고 있지만,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의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창작 뮤지컬의 중심임은 분명하다. 오넬 컴퍼니의 '서편제', 서울예술단의 '소서노'가 개막을 앞두고 있고, 쇼플레이의 '해를 품은 달'은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방 투어를 준비하고 있다.
의붓 아버지 유봉에 반발해 자신만의 소리를 찾아 나서는 동호 역에는 폭발적인 가창력의 배우 마이클 리와 실력파 송용진, 그리고 그룹 엠블랙의 멤버 지오가 번갈아 나선다. 진정한 소리에 대한 갈망으로 송화의 눈을 멀게 하는 비정한 아버지 유봉 역은 중견배우 서범석과 양준모가 다시 맡아 한(恨)의 내공을 담을 연기를 보여준다.
국내 최고의 크리에이티브팀이 다시 뭉쳤다. 작곡가 윤일상, 작가조광화, 연출 이지나, 음악감독 김문정이 다시 의기투합했다. 특히 이번 프로덕션에서는 추가로 곡을 만들어 송화와 동호의 관계를 더욱 강조한다. 록, 발라드, 클래식 등 다양한 서양 음악과 판소리의 조화를 통해 풍성한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오는 20일부터 5월 11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가무극 '소서노'는 두 나라를 건국한 유일무이한 여왕이었음에도 TV 드라마에서는 조역에 머물렀던 여걸을 상상력과 판타지를 가미해 용맹한 전사이자 현명한 통치자로서 재탄생시켰다. 연인 주몽과 함께 고구려를 건국했지만 사랑하는 주몽을 떠나 새로운 땅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던, 여왕 소서노의 이야기를 통해 두 왕국 건국신화의 이면에 감춰졌던 역사의 비밀들을 하나 둘씩 풀어낸다.
'소서노'는 역사적 사실(Fact)에 상상력을 더한 이야기(Fiction)를 더한 팩션(Faction) 형식의 공연이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중견 작가 이희준의 상상력이 가미돼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 소서노가 창조되었다.
소서노 역에는 '미녀와 야수', '조로', '레미제라블' 등에서 청아한 음색과 섬세한 표현력을 과시한 서울예술단 출신의 뮤지컬 디바 조정은이 캐스팅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녀와 호흡을 맞출 주몽 역에는 '윤동주, 달을 쏘다', '쓰릴미', '김종욱 찾기' 등에서 열연한 서울예술단 단원 박영수가 나선다. 여기에 서울예술단 단원들의 앙상블이 아름답고 역동적으로 어우러진다. 작곡가 김길려의 웅장한 음악과 미술감독 이태섭의 환상적인 무대도 곁들여진다. 연출은 서울예술단의 예술감독인 정혜진이 맡았다.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 뒤, 4월 5일부터 12일까지 천안 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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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