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으로 본 남자 예능의 생존 방법?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4-02-26 14:50 | 최종수정 2014-02-27 08:19




남자 예능의 묘미는 뭘까?

KBS2 '우리동네 예체능'이 태권도 편을 맞아 새롭게 돌아왔다. 기존 MC군단인 강호동 존박 줄리엔강 외에 서지석과 김연우를 영입했고 2PM 찬성, 인피니트 호야, 빅스타 필독 등 태권도 3단을 획득한 아이돌 스타들도 합류했다. 탁구 배드민턴 농구 등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2040 남성들로만 멤버를 꾸린 것. 과연 '남자 예능'의 생존법은 뭘까?


스포츠의 생활화, 공감대 형성

MBC '일밤-진짜 사나이', KBS2 '해피선데이-1박2일3', MBC '무한도전' 등 주말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자 MC 군단을 꾸린 경우는 많았지만 '우리동네 예체능'처럼 평일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자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경우는 많지 않다. 더욱이 '우리동네 예체능'은 리얼리티 형식에 '남자들의 전유물'로 인식되곤 했던 스포츠를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다른 프로그램과 맥을 달리 한다. 그야말로 남성미 물씬 풍기는 프로그램인 셈이다. SBS '힐링캠프' 등 쟁쟁한 경쟁자들까지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동네 예체능'의 선전은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종목에 도전할 때마다 화제가 되고, 서지석(농구) 2PM 닉쿤(배드민턴) 등 놀라운 운동신경을 가진 스타들의 인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2040 남성 멤버들의 스포츠 도전을 보여주고 있지만 의외로 여성 시청층에서 반응이 터졌다는 것. 스타들의 스포츠 도전기를 보여주면서 조금은 생소했던 스포츠를 실생활에 끌어들인 게 주효했다. 이와 관련 이예지PD는 "구기 종목을 하며 얻은 게 많았다. 이번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종목을 찾다 보니 태권도를 하게 됐다. 룰이나 규칙을 잘 모르더라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종목을 찾으려 했다"며 "'우리동네 예체능'은 2~40대 남성들로 멤버가 구성됐는데 여성분들도 많이 보신다. 이전에 했던 종목들도 방송이 진행되면서 해당 운동을 하신다는 분들이 늘어났다. 이는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 태권도도 남녀노소 같이할 수 있는 생활체육처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진정성으로 승부

함께 땀흘리고 훈련 받으면서 남자 스타들은 진한 우애를 보여주곤 한다. 부족한 멤버를 끌어주고 힘든 도전도 함께 해나가겠다는 진정성, 가식이나 꾸밈없이 정면으로 부딪혀 생 감정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그 중심에는 강호동이 있다.

이예지PD는 "맨 처음 섭외하려 했을 때 잘 아시는 분들이 칭찬을 많이 하셨다. 몸으로 느끼시는 분이라고 하더라. 맨 살로 부딪히는 씨름을 하셨던 분이라 감각이 살아있다고 했다. 1년 넘게 같이 일 해왔지만 말보다는 몸으로 움직이시는 분"이라며 "머리 굴리고 계산하는 분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이 중요하신 분이다.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해도 선택하고 일단 진행되면 성실하게 그 과정에 임한다. 사람을 믿고 팀이 가자고 하면 같이 가주시고 정말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또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강호동이 눈물 흘렸던 것을 언급, "모든 MC들이 중계석에서 눈물 흘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를 보면서 눈물이 나는 게 아니라 강호동이 눈물 흘리는 걸 보고 눈물이 났다. 그런 마음을 시청자분들께 전달하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하니까 그게 조금씩 전달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호동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했지만 체육은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각자 역할을 잘 해줘야 한다. 최고의 예능은 모두가 건강한 땀을 같이 흘리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팀원들의 소중함을 알게됐다"며 "진실된 땀을 흘리며 조금씩 발전,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런 면도 있었어? 의외성

스타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대표적인 예가 서지석과 존박이다. 서지석은 육상선수 출신이다. MBC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에서도 체육 교사로 출연했었고, '우리동네 예체능' 농구편에서도 발군의 농구 실력을 뽐내 '서조던'이란 애칭을 얻기도 했다. '운동 신경 좋은 스타'라는 이미지가 강한 배우다. 그러나 이번엔 '허당'의 면모를 보여준다. 스스로가 "존박과 내가 가장 큰 구멍"이라고 했을 정도. 존박은 "농구만 잘한다. 나는 양반다리도 못하는데 서지석은 나보다도 발차기가 낮더라. 무척 걱정된다"고 눙치기도 했다.

존박 역시 '발라드 가수'라는 이미지를 시원하게 벗어던졌다. 핵을 찌르는 돌직구 화법,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이 의외의 매력으로 작용해 '예능 대세'로 떠올랐다. 그는 "멋있는 척 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 Mnet '슈퍼스타K 2' 때는 발라드 가수처럼 하려고 멋있는 척 했다. 그런데 그냥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좋다"며 "방송에 내가 어떻게 나올지를 걱정하면 나도 시청자분들도 불편한 것 같다. 어떻게 나오든 자연스럽게 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우리동네 예체능' 역시 그냥 운동하고 가는 기분으로 하고 있다. 재밌다"고 전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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