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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가 '렛잇고(Let It Go)'에 완전히 점령당했다.
이쯤 되면 전국이 '렛 잇 고' 광풍에 휩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렛 잇 고'가 몰고 온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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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 성적은 통상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 '렛잇고'는 말그대로 '차트 역주행'을 제대로 하고 있는 셈. 이는 영화가 OST 발매 한 달여 뒤인 지난 1월 16일 국내에 개봉돼, 뒤늦게 수록곡들이 입소문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렛잇고' 뿐만 아니라 OST에 수록된 '두 유 원 투 빌드 어 스노우맨(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과 '러브 이즈 언 오픈 도어(Love Is An Open Door)'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렛잇고'를 부른 가수는 국내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이디아 멘젤. 1971년 생인 이디아 멘젤은 지난 1998년 '스틸 아이 캔트 비 스틸(Still I Can´t Be Still)'로 데뷔해 이후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혀 지난 2004년에는 제28회 토니상 최우수 여우상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요가 절대적으로 강세인 국내 음원 차트에서 외국 노래가 1위에 오른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렛잇고' 인기가 국내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겨울왕국' OST는 최근 3주간 1위를 차지했다. 애니메이션 OST 앨범이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은 '포카혼타스' 이후 무려 19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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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인기에 힘입어 디즈니는 '렛잇고'를 전세계 25개국 가수들로 하여금 각국의 언어로 다시 부르게 해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씨스타의 효린이 불러, 다음주 정식으로 음원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노래 좀 부른다는 여가수들이 앞다투어 '렛잇고' 다시 부르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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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수들이 '렛잇고' 다시 부르기에 나선 이유는 대중에게 자신의 가창력을 뽐내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원곡의 감동을 팬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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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중들 사이에서는 누가 '렛잇고'를 가장 잘 불렀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또 다음에는 과연 누가 '렛잇고'에 도전할까라는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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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 2월 가요계의 가장 큰 관심은 '국제가수' 싸이와 세계적인 걸그룹 소녀시대의 컴백 이었다. 싸이와 소녀시대가 컴백을 하면 앨범 타이틀곡 뿐만 아니라 수록곡들이 단숨에 차트를 장악할 것이 뻔한 만큼 다른 가수들은 출시 시기가 겹치지 않도록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싸이와 소녀시대의 컴백을 피해 신곡을 발표한 가수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 했지만 '렛잇고'란 전혀 예상못했던 암초와 맞닥뜨렸다. 실제로 '글로벌 K-POP 신성' B.A.P(비에이피)가 정규 1집을 발표했지만 '렛잇고'에 차트 정상을 내줬고, 미니앨범 '진실 혹은 대담(Truth or Dare)'의 선공개곡 'Fxxk U'를 발표한 가인 역시 힘없이 밀려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싸이-소녀시대보다 더 무서운게 '겨울왕국' OST"란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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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가요계 최고의 디바로 꼽히는 효린이 우리말로 부른 '렛잇고' 음원이 다음주 출시되면, 인기 광풍이 다시 한번 몰아칠 전망이다.
강태규 문화평론가는 " '겨울왕국'을 본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여왕 엘사가 북쪽 산을 혼자 올라가며 '렛잇고'를 부르는장면이 아주 인상 깊게 남아있다. 따라서 '렛잇고'에 대한 관심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며 "여기에 여러 가수들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홍보의 한 방법으로 '렛잇고'를 커버하고 있어 흥행에 더욱 시너지 효과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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