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男女] '관능의 법칙', 어딘가 웃픈 40대 여성의 로망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4-02-06 07:19


사진=영화 '관능의 법칙' 스틸컷

◇밝혀둡니다= 女기자는 영화보는 일이 '일상'인 독자보단 '이벤트'인 독자의 심정으로 바라봅니다. 거기에 여성과 데이트하기 전에 어떤 영화를 골라야할 지 막막한 남성들이라면 이 리뷰가 도움될듯

女기자 (동성끼리 볼 영화 ★★★)

애초부터 미국드라마 '섹스 앤더 시티'와 비교됐었다. 보고나면 '섹스 앤더 시티'의 한국판이란 생각이 들긴든다. 하지만 한국이 배경이라서일까. 같은 40대지만, 미국 누나들보다 화려하지 못하고, 과감하지못하고, 도도하지 않다. 오히려 사랑에 수줍고, 비굴하고, 궁색한 자기합리화 뿐이다. 그래서 '섹스 앤더 시티'에는 없는 '한국적 정서'가 묻어있다. 인생의 반을 걸어와버린 거리, 40대, 일에서도 사랑에서도 건강에서도 '늙었다'는 신호가 오는 그 때다. 확실히 30대 판인 '싱글즈'보다 싱싱함이나 재미는 덜하다. 하지만 '관능의 법칙'은 울컥하게 만드는 웃픈 정서가 있다. 그런 이야기를 보는 관객들은 웃다가도 코 끝이 찡해지는 '짠한 정서'를 경험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20대 데이트용 무비로는 적합하지 않다. 아직 젊고 싱싱한 것들이 40대 누나들 이야기에 공감이나 하겠는가. 물론 40대 누나를 공략할 연하남이라면 이보다 좋은 바이블은 없겠다. 여튼 이 영화는 커플보다는 동성지간에 본다면 강추! 두 시간은 거뜬히 할 이야기꺼리가 생길 수도. 또 우정을 돈독히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겠다. 번외로 엄정화는 도대체 나이를 어디로 먹은거야. 여전히 섹시했다. 그녀는.


사진=영화 '관능의 법칙' 스틸컷
◇밝혀둡니다=男기자는 지극히 대중적인 눈으로 영화를 봅니다. 속 깊은 영화 이론이나 어려운 전문 용어 같은 것은 잘 알지도 못하죠. 그래서 영화를 판단하는 기준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재미있나' 그리고 '예쁜 여배우가 출연하는가' 정도입니다. 그러니 수준이 낮다는 등의 악플은 자제해주시길….

男기자 (깔끔하긴 한데 ★★★)

포스터를 봐도, 감독을 봐도, 배우를 봐도 무조건(?) 여자 영화다. 그래서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이끌려 보는 남자들이 극장에는 가득 하겠지. 후후훗. 하지만 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보면 볼수록 꽤 깔끔하고 괜찮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물론 크나큰 반전이나 감동을 기대했다면 살짝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는 담담하면서도 재미있게 40대 여성들의 러브스토리를 그려나간다. 일이 아니다. 오로지 사랑만 그려나간다. 이 가운데 소소한 재미를 찾아볼 수 있는 요소들도 많다. 대담한 베드신이라던지, 꽤 오랜만에 보는 여성들의 과감한 19금 토크 등은 남자들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요소다. 물론 현실의 40대 여성들이 무조건 사랑만을 갈구할 것이라는 착각을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11년 전 '싱글즈'로 30대 여성들의 삶과 사랑을 그려냈던 권칠인 감독은 '관능의 법칙'에서 좀더 농도 짙은 40대의 사랑을 특유의 아기자기한 영상미로 그려낸다. 권 감독은 이 분야에서는 특출난 재능이 있는 것은 확실한 듯하다. 남자 감독이 이같은 디테일을 살리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그런데 40대의 사랑은 정말 건강, 나이, 스태미너와 큰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그나저나 올 초에는 남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줄 영화가 정녕없단 말인가. 남자들은 이제 '로보캅'에나 기대를 걸어야 할 것 같다.


고재완 김겨울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사진=영화 '관능의 법칙'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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