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충무로 진출 러시' 아이돌, 영화 성적표는?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4-02-05 08:32


영화 '수상한 그녀'에 출연한 B1A4 진영. 사진출처='수상한 그녀' 스틸컷

이제 아이돌들의 영화나 드라마 진출은 색다른 일이 아니다. 많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자신의 끼를 무기로 영화나 드라마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올 초 개봉한 영화에도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우선 지난 3일 개봉 13일만에 4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 '수상한 그녀'에는 아이돌그룹 B1A4의 진영이 출연한다. 진영은 극중 오말순(나문희)의 손자이자 반지하밴드의 리더 반지하 역을 맡았다. 첫 출연인데가 그리 큰 비중은 아니지만 진영은 자신의 캐릭터를 무리없이 소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영화가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데 자신의 몫을 다했다는 것. 실제로 진영은 반지하를 연기하며 오두리(심은경)을 만나 겪은 오묘한 감정과 파격적인 록커의 모습을 동시에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변호인'에 출연한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오른쪽). 사진출처='변호인' 스틸컷
그런가하면 1100만 관객을 넘어 한국 영화 역대 흥행순위 기록을 계속 갱신하고 있는 영화 '변호인'에도 아이돌 그룹 멤버가 출연한다. 바로 제국의 아이들의 임시완이 그 주인공이다. 임시완은 사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적도의 남자' '연애를 기대해' 등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꽤 다져놓은 상태다. 하지만 '변호인'에서 그가 맡은 진우 역은 꽤 내공있는 연기를 필요로 해 공개 전 주위에서는 걱정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극중 부독련 사건의 중심으로 갖은 고문까지 견뎌내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시완은 이같은 걱정을 보기좋게 뒤로 하고 캐릭터에 어울리는 연기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고문을 당한 후 엄마 최순애(김영애), 변호사 송우석(송강호)과 면회를 하는 장면에서는 임시완의 연기가 돋보였다는 의견이 많았다.


영화 '조선미녀삼총사'에 출연한 브라운아이드걸스 가인. 사진출처='조선미녀삼총사' 스틸컷
지난 29일 개봉한 영화 '조선미녀삼총사'에도 삼총사의 막내 가비 역을 맡은 가인이 눈에 띈다. 영화는 흥행전선에서 주춤하고 있지만 가인의 연기만큼은 볼만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영화 '내사랑 내곁에' 시트콤 '몽땅내사랑' 등의 작품으로 내공을 쌓았던 가인은 이번 영화에서 시크한 표정으로 액션과 코믹 연기까지 무리없이 소화하며 앞으로를 기대케했다.

앞으로도 여러 아이돌들이 충무로 입성을 기다리고 있다. 보아는 오는 13일 개봉하는 '관능의 법칙'에 카메오로 출연해 담금질을 한 후 액션영화 '빅매치'에 출연해 이정재 신하균 이성민 등 연기파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f(x)의 설리는 이미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 역을 맡아 촬영을 마쳤다. 설리는 액션사극인 이 작품에서 흑묘 역을 맡아 돋보이는 연기를 펼쳤다는 후문이다. 설리는 이후 영화 '패션왕'에서 주원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영화 '해적:바다로간 산적'에 출연한 f(x) 설리. 사진출처='해적:바다로간 산적' 스틸컷
이외에도 그룹 엑소의 디오는 영화 '카트'에 출연할 예정이고 빅뱅의 탑은 '포화속으로' '동창생'에 이어 '타짜-신의 손(가제)'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돌들의 영화 진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새로운 시스템이 자리잡았다는 것은 관심을 가질만 하다. 사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고 단숨에 드라마나 영화의 주연자리를 꿰차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기대에 못미치는 연기력으로 사장되는 작품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이돌들이 원톱 주인공은 아니지만 극에 꼭 필요한 배역에 투입되며 자신의 연기력을 쌓는 동시에 얼굴을 알리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제작자나 소속사에서도 새로운 해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큰 욕심보다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 대중들의 저항이 훨씬 덜하면서 연기력도 쌓을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며 "이같은 방식으로 임시완처럼 임팩트 있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면 단숨에 1000만 배우에 입성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트렌드로 관객들은 이제 영화 속에서 이들을 찾아보는 새로운 재미까지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