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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 해가 지나간다. 지상파 KBS MBC SBS를 기준으로 60여 편 드라마가 뜨고 졌다. 월화, 수목 드라마, 주말 드라마, 일일 드라마 등 종류도 가지가지다. 사극, 멜로, 가족극, 로맨틱 코미디, 메디컬 드라마는 물론 올해는 호러물, SF, 일드 리메이크작까지 장르도 다양했다. 오는 30일과 31일 연말 연기대상을 앞두고 스포츠조선 엔터팀에서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를 총 결산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올 한 해 대중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작품부터 기억도 나지 않는 작품, 혹평이 가득했던 작품과 배우까지 각 부문별로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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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예는 SBS 주말극 '열애'다. '열애'는 부모 세대의 갈등으로 세 남녀가 아픔을 겪게 된다는 설정의 드라마다. 초반에는 소녀시대 서현의 연기자 변신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서현이 하차한 이후에는 시청률 10%를 넘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다.
지난 9월 종영한 KBS2 '칼과 꽃'도 마찬가지다. 방영 전만 하더라도 김영철 최민수 엄태웅 김옥빈 등 초호화 캐스팅에 고구려판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설정으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지만, 정작 뚜껑을 연 뒤엔 내내 4~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맥없이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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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캐릭터와 전개 방식은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광고천재 이태백'은 실존 인물인 이제석 광고 디자이너를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라 기획 단계에서부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지방 삼류대 시각 디자인과를 중퇴하고 각종 아르바이트로 전전하며 살고 있지만 멋진 광고장이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주인공 이태백(진구)을 시작으로 이태백의 옛 애인이자 성공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고아리(한채영), 재벌의 딸이란 사실을 숨기고 광고 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한 백지윤(박하선) 등은 어디선가 많이 본 캐릭터다. 여기에 금산애드 강한철 대표의 외동아들 강민호 본부장(조현재)과 백지윤, 이태백의 삼각관계 등이 그려지며 지루한 전개가 이어졌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광고라는 소재를 본격적으로 다룬 드라마라는 메리트가 있었음에도 '가난한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한다'는 '성공스토리'에만 초점을 맞춰 시청자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이 비극적인 사랑을 표방한 '열애', '칼과 꽃' 모두 마찬가지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캐릭터와 설정이 신선도를 떨어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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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도전은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은 "모르는 사람과는 절대 정치 종교 이야기는 하지 말라"던 불문율을 깨고 정치라는 민감한 소재를 꺼내들었다. 정치 쪽에서는 '리얼하다'며 호평받았지만, 일반 대중들이 '정치인의 사랑 이야기'를 받아들이기는 불편했다. '칼과 꽃' 은 기존 사극과는 달리 현대적인 음악과 연극 요소를 드라마에 첨가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러나 완성도가 떨어졌다. 과도한 컴퓨터 그래픽은 거슬렸고, 미적 부분에 대한 집착이 극의 진행을 방해하기까지 했다. 지나치게 자세하게 등장인물과 그들의 관계 설명에 시간을 쏟아부은 나머지 극이 늘어졌고,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허술하게 지나갔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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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