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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는 점수에 따라 등급과 서열이 매겨진다. 그 결과 학생들은 내신과 수능시험만을 위해 훈련된 '공부기계'가 됐다. 획일적인 교육으로 인해 스스로 생각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줄어들고 있다. 해결책은 없을까?
이 책은 미국, 일본 현지 취재 결과와 10년이 넘는 저자의 글쓰기 교육경험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글쓰기와 책읽기를 잘 할 수 있는 방법론을 다루는 동시에 '완전한 한 인간을 양성하는 글쓰기와 글 읽기' 방법을 소개한다. 따라서 학교 교육정책 책임기관, 대학교수·교사, 학부모들이 우리나라의 교육 방향을 점검하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부에서는 미국 글쓰기 교육 현장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하버드대학교의 '논증적 글쓰기 강좌(Expos)'는 전문가의 1:1 대면 첨삭 수업, 읽고 토론하고 고쳐쓰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버드에서는 학생 6명이 4년 동안 제출한 글이 600파운드(273kg)이 넘을 정도로 혹독하게 글쓰기 훈련을 시키는데, 그 구체적인 교육 방법이 눈길을 끈다.
책에는 저자가 하버드대 글쓰기 교육 총책임자 토마스 젠 교수, MIT '글쓰기와 의사소통센터' 스티븐 스트랑 소장 등 전문가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도 실려 있다. '본인만이 아는 글 잘 쓰는 비결',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것', '글쓰기 능력 향상법과 노하우'와 같은 인터뷰는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글쓰기는 전문 지식과 논리력, 표현력을 키워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2부에서는 문자부흥운동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는 일본의 움직임과 초등학교 아침독서운동 현장을 전해준다. 이순신, 김정호 위인전 등 한국 책도 수두룩한 점이 인상적이다. 또 일본의 '독서마을'과 한국의 적자투성이 '영어마을'을 비교하면서 안타까운 우리 현실을 생생하게 되짚어본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창의적이고 생산성 있는 글쓰기와 글 읽기가 학생들을 답답한 교육현실에서 해방시킬 수 있는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