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2주년 '리그 오브 레전드', 대세에서 시대의 아이콘으로!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12-22 14:14 | 최종수정 2013-12-22 17:11



◇지난 10월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LoL 월드 챔피언십', 일명 '롤드컵' 결승전 장면.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지난 10월 미국 LA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에서 한국의 SK텔레콤 T1팀이 중국의 로얄클럽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후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대세를 넘어 시대의 아이콘으로!'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가 지난 12일로 이 땅에서 서비스를 시작한지 2주년을 맞았다.

'스타크래프트'가 2000년대를 관통하며 e스포츠라는 장르를 만들고, '스타크노믹스'(스타크래프트가 창출한 경제효과)라는 말까지 탄생시켰는데 이 바통을 이어 'LoL'은 이제 2010년대 한국 청소년 문화를 대표하는 시대의 아이콘이자 최고의 놀이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이미 국내 출시 전부터 30만명 이상의 유저들이 북미 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즐겼고, 2년전 서비스 시작 이후 몇개월만에 온라인게임 순위 1위에 등극한 후 현재까지 73주 연속으로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게임트릭스 기준 PC방 사용시간 점유율에서 지난 11월7일 45.06%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가뜩이나 모바일게임 열풍이 거센데다 'LoL'이 득세를 하면서 국산 온라인게임 산업이 위축되는 부작용도 만만찮다. 하지만 'LoL'을 통해 유저들에게 재밌는 콘텐츠라면, 플랫폼에 상관없이 큰 인기를 모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 또 온라인게임의 경쟁력과 파급효과가 얼마나 상당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주면서, 국내 게임사들에게 큰 자극과 함께 희망을 주기도 한다.

게다가 'LoL'은 침체된 국내 e스포츠를 다시 일으켜세우는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e스포츠 분야에서 다양한 최초 기록을 쏟아내고 있기도 하다. '문화'와 더불어 '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을 한껏 높여준 것이다. 'LoL'의 국내 서비스 2년간의 성과를 짚어본다.

e스포츠, 스포츠로 거듭난다

한국에서 'LoL'로 펼쳐진 최초의 e스포츠 경기는 지난 2012년 1월13일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펼쳐진 'LoL 인비테이셔널 한국대표선발전'이었다. 당시 300명 내외를 수용할 수 있는 용산경기장에는 사상 유례없는 2000여명의 관객이 현장을 방문해 녹화가 1시간 가까이 지연되는 해프닝을 낳기도 했다. 국내 서비스 시작한지 한달밖에 되지 않았던 게임이 일궈낸 성과여서 e스포츠 관계자들도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후 'LoL'은 '온게임넷 LoL 챔피언스 리그(이하 롤챔스)'와 '나이스게임TV NLB 리그' 등 2개의 정규 리그를 운영하며 성공적으로 국내에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연 3회 개최되는 롤챔스 결승전은 매경기 만원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결승전에 쏠린 높은 관심은 최초로 진행됐던 2012년 스프링 시즌부터 계속됐다. 당시 결승전이 치러진 경기 일산 킨텍스에는 새벽부터 줄지어 입장한 수많은 팬들덕에 8000석 이상의 좌석이 가득 찼다.

그 다음 결승전인 '롤챔스 서머 2012'에서는 e스포츠 사상 최초로 일부 유료 좌석 판매가 실시됐다. 10여년 역사의 한국 e스포츠에도 단 한 차례도 시도되지 않은 쉽지않은 도전. 오랜 시간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을 위해 내려진 결정이기도 했다. 그 결과 당초 준비한 1000석이 3일만에 매진됐고, 1000석을 추가로 판매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6월 15일에 열린 'LoL 챔피언스 스프링 2013' 결승전에선 e스포츠 이벤트 최초로 전좌석 유료화 경기를 개최했다. 킨텍스에서 진행된 결승전은 전석 유료좌석제로 진행됐는데 좌석예매 시작 20분만에 R석과 S석이, 그리고 경기를 3일 앞두고는 9797석의 모든 좌석이 매진됐다. e스포츠 최초의 사례이자 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한국 e스포츠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과거 무료입장과 무료관람이 당연시 되고, 소수 마니아 문화로 여겨졌던 e스포츠이지만, 이제 대중의 놀이문화에서 더 나아가 '또 하나의 스포츠'로서 많은 팬들이 기꺼이 유료관람을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또 지난 8월 31일 진행된 'LoL 챔피언스 서머 2013 결승전'의 경우에는 네이버 스포츠 중계를 통해 최고 10만2000명이 동시에 시청을 했으며, 온라인 중계로 진행된 '티빙'에서는 독점중계가 아님에도 전체 방송 중 점유율 80%에 육박했다.

한국 e스포츠 위상 떨치다

지난해와 올해 10월에는 '롤드컵'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각종 온라인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바로 'LoL'의 세계 최고팀을 가리는 'LoL 챔피언십'을 일컫는 말로,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을 연상시킨다는 의미로 팬들이 직접 붙인 단어다.

국민적 관심만큼이나 한국 대표 선수들의 기량도 급성장해, 지난해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는 CJ엔투스 프로스트팀이 준우승을 차지하더니, 올해 10월 열린 롤드컵에서는 SK텔레콤 T1이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세계에 떨치기도 했다.

롤드컵으로 촉발된 'LoL' e스포츠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은 이미 단순한 e스포츠의 수준을 넘어섰다. 올해 롤드컵 결승전의 개막전에는 포털 인기 검색어 10개중 7개를 관련 단어로 채우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서는 야구, 축구와 더불어 e스포츠 전용 중계 공간을 만들어 각종 대회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방송하고 있다.

'LoL' e스포츠가 큰 인기를 얻으며 프로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대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이들의 인기가 연예인 팬클럽과 같은 팬덤 현상까지 불러일으키며 여타 스포츠 스타 못지 않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5월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개최된 '2013 e스포츠 페스티벌' 현장에서 열린 'LoL' 올스타팀의 팬 사인회 현장에는 수백명의 팬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라이엇게임즈의 오진호 한국대표 겸 해외사업 총괄 매니징 디렉터는 "'LoL' e스포츠는 야구나 축구 같은 정규 스포츠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분들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라이엇게임즈는 다음 시즌에도 최고의 대회를 통해 게임으로 즐기는 스포츠의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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