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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과 스크린에 '복고 열풍'이 거세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2~30년 전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2013년말 시청자와 관객들이 복고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4일 방송한 '응사' 17회는 8.3%(이하 닐슨 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최고 시청률 10.6%를 기록한 장면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쌍동일'이라고 불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응사'속 성나정 아버지 성동일과 '응답하라 1997' 속 성시원(정은지) 아버지 성동일이 동명이인으로 등장하며 한국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응사'는 러브라인이 이야기의 중심축이지만 서태지의 은퇴, 농구의 인기, 록카페 등 90년대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 재미다.
그런가 하면 오는 18일부터 방송하는 MBC 새 수목극 '미스코리아' 역시 90년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IMF가 터졌던 1997년 위기에 처한 화장품 회사를 살리기 위해 여주인공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내보내기 위한 구성원들의 이야기가 풋풋한 로맨스와 함께 그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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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충무로는 80년대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변호인'은 1980년대초를 다루고 있다. 국민배우 송강호 뿐만 아니라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이성민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는 '변호인'은 변호사 송우석이 탁월한 사업수완으로 승승장구하다 알고지내던 국밥집 아들 진우(임시완)가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 변호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또 내년 1월 개봉하는 영화 '피끓는 청춘'은 1982년 충청도를 배경으로 한 농촌 로맨스물이다. 충청도를 접수한 의리의 여자 일진 영숙(박보영), 소녀 떼를 사로잡은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이종석), 청순가련 종결자 서울 전학생 소희(이세영),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홍성공고 싸움짱 광식(김영광)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복고열풍에 가세할 예정이다. 최근 공개된 포스터까지 80년대 분위기를 물씬 풍겨 기대감을 갖게 한다.
배경은 8~90년대, 감각은 2013
최근 이같은 복고열풍에 대해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3040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매체들도 이들을 타깃으로한 콘텐츠를 생산하며 수익을 얻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이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이 바로 이들이 1020세대때 유행하던 트렌드들이기 때문에 당분간 복고 열풍을 계속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하지만 그저 그 시절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2% 부족하다. 현재 1020세대에도 통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감각은 2013년에 맞춰져 있어야한다. 당시 분위기를 부자연스럽지 않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무조건 복고라기보다는 현재에 맞는 복고가 성공의 열쇠라는 것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