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은 90년대, 스크린은 80년대 '복고' 열풍 이어진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3-12-16 15:34 | 최종수정 2013-12-17 12:00


사진캡처=tvN

안방극장과 스크린에 '복고 열풍'이 거세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2~30년 전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2013년말 시청자와 관객들이 복고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방극장은 90년대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 열풍이 심상치 않다. 매회가 끝나면 쏟아지는 기사의 양만 봐도 알 수 있다. 방송 후 매번 스토리와 극중 힌트,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기사로 나오고 밑에는 성나정(고아라)의 남편 김재준은 쓰레기(정우)일까 칠봉이(유연석)일까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이 갑론을박을 벌인다.

지난 14일 방송한 '응사' 17회는 8.3%(이하 닐슨 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최고 시청률 10.6%를 기록한 장면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쌍동일'이라고 불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응사'속 성나정 아버지 성동일과 '응답하라 1997' 속 성시원(정은지) 아버지 성동일이 동명이인으로 등장하며 한국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응사'는 러브라인이 이야기의 중심축이지만 서태지의 은퇴, 농구의 인기, 록카페 등 90년대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 재미다.

그런가 하면 오는 18일부터 방송하는 MBC 새 수목극 '미스코리아' 역시 90년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IMF가 터졌던 1997년 위기에 처한 화장품 회사를 살리기 위해 여주인공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내보내기 위한 구성원들의 이야기가 풋풋한 로맨스와 함께 그려질 예정이다.


사진출처=영화 '피끓는 청춘'포스터, '변호인' 스틸컷
스크린은 80년대

반면 충무로는 80년대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변호인'은 1980년대초를 다루고 있다. 국민배우 송강호 뿐만 아니라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이성민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는 '변호인'은 변호사 송우석이 탁월한 사업수완으로 승승장구하다 알고지내던 국밥집 아들 진우(임시완)가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 변호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또 내년 1월 개봉하는 영화 '피끓는 청춘'은 1982년 충청도를 배경으로 한 농촌 로맨스물이다. 충청도를 접수한 의리의 여자 일진 영숙(박보영), 소녀 떼를 사로잡은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이종석), 청순가련 종결자 서울 전학생 소희(이세영),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홍성공고 싸움짱 광식(김영광)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복고열풍에 가세할 예정이다. 최근 공개된 포스터까지 80년대 분위기를 물씬 풍겨 기대감을 갖게 한다.


배경은 8~90년대, 감각은 2013

최근 이같은 복고열풍에 대해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3040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매체들도 이들을 타깃으로한 콘텐츠를 생산하며 수익을 얻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이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이 바로 이들이 1020세대때 유행하던 트렌드들이기 때문에 당분간 복고 열풍을 계속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하지만 그저 그 시절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2% 부족하다. 현재 1020세대에도 통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감각은 2013년에 맞춰져 있어야한다. 당시 분위기를 부자연스럽지 않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무조건 복고라기보다는 현재에 맞는 복고가 성공의 열쇠라는 것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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