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한국판 VS 미국판, 같은점과 다른점은?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3-12-16 10:13


사진출처=한국판 '올드보이'(왼쪽)와 미국판 '올드보이' 스틸컷

미국판 '올드보이'가 내년 1월 한국에서 개봉한다. 한국에서 '올드보이'는 사상 처음 한국에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안겨준 뜻 깊은 작품이다. 아직도 영화팬들의 머릿 속에는 수상 후 두손을 번쩍 든 박찬욱 감독의 모습이 생생하다. 이 수상이 아니더라도 '올드보이'는 충격적인 스토리와 그로테스크한 미장센 등으로 한국에서 박찬욱 감독을 '거장'의 반열에 올려놨고 그 해 청룡영화상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올해 10주년 기념 재개봉을 할 정도로 의미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할리우드는 어떻게 재해석했을까.


사진출처=한국판 '올드보이'(왼쪽)와 미국판 '올드보이' 스틸컷
군만두신

한국판 '올드보이'에서 15년동안 방에 갇힌 오대수(최민식)는 군만두만으로 끼니를 떼운다. 이 군만두는 오대수가 풀려났을 때 그 방을 다시 찾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군만두만 먹는 것은 자칫 리얼리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일이다. 때문에 미국판 '올드보이'의 주인공 조 두셋(조슈 브롤린)은 방에 갇혀 있을 때 꽤 풍족한(?) 식사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고편에 등장하는 식사에는 우유와 누들 그리고 밥에 찐만두(?)등 다양한 음식이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 실마리를 푸는 군만두는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대수가 산낙지를 먹는 장면도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하지만 미국판에서는 두셋이 수족관에 있는 산낙지를 보며 "우리 어디선가 만난 적 있지"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대체됐다.


사진출처=한국판 '올드보이'(왼쪽)와 미국판 '올드보이' 스틸컷
장도리신

'올드보이'에서 장도리신은 액션의 미학이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대수가 오직 장도리에 의존해 복도에서 적들과 격투하는 모습은 미국판에서 꽤 섬세하게 만들어졌다. 브롤린은 2008년 할리우드 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2009년 방송영화 평론가협회상 최우수 앙상블상 등을 수상할 만큼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다. 때문에 장도리신 액션 역시 최민식 못지 않게 섬세하게 표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게다가 꽉 막힌 복도에서 펼쳤던 액션이 미국판에서는 계단형 통로로 확장돼 스파이크 리 감독의 색다른 연출력이 눈길을 끈다. 리 감독은 원작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장도리 액션을 자신만의 스타일에 맞춰 표현해냈다. 특히 리 감독의 주특기라고 불리는 돌리샷(Dolly-shot)이 어떻게 등장할지도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다. 돌리샷은 움직이는 인물에게 카메라를 직접 고정하는 방식으로 혼란스러운 느낌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사진출처=한국판 '올드보이'(위)와 미국판 '올드보이' 스틸컷

마지막 반전

하지만 한국판 '올드보이'의 가장 큰 충격은 역시 마지막 반전이라고 할 수 있다.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 관객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고 갔던 것. 하지만 미국판 '올드보이'는 또 다른 색다른 결말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미국판 '올드보이'의 재미동포 프로듀서 로이 리 씨는 이번 결말에 대해 "원작보다 더 충격적이고 신선한 결말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두셋을 연기한 브롤린 역시 한 인터뷰에서 "영화의 시작부터 고통과 혼란에 빠진 극단적인 감정적 상태를 혼자서 끌고 나가야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여러 의문점과 함께 두려움에 빠졌었다"라고 연기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감금 기간이 15년에서 20년으로 5년(?)이나 늘어나는 등 세세한 부분에서 한국판과 미국판은 차이를 보인다.

미국판 '올드보이'가 미국 현지에서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올드보이'에 같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국내에서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섣불리 예상하기도 힘들다. 할리우드 스타가 연기한 오대수는 한국 관객에게 어떤 평을 받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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