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지우 "이상형은 친구같은 남자, 의외로 만나기 힘들더라"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3-12-06 10:58


'수상한 가정부'의 주인공으로 열연한 배우 최지우가 3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카메라 앞에 선 최지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지우는 지난 달 26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에서 주인공 '박복녀'역을 맡아 차갑고 무표정한 연기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 연출진의 찬사를 받았다. 가족사의 비극으로 인해 감성을 잃었던 복녀가 모성에 눈뜨며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최지우는 "배우로서 파격적인 변신은 새로운 모험이고 위험한 도전이었지만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매달렸기에 후회는 없다"며 "연기생활 20년 가운데 가장 잊지 못할 캐릭터였다"고 자평했다.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2.03/

'지우히메' 최지우가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와 팬들을 즐겁게 했다. 일본 드라마 '가정부 미타'는 최고 시청률 40% 이상을 기록하며 일본에서 국민드라마에 등극한 작품이다. 이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SBS 월화극 '수상한 가정부'로 2년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해 작품을 무사히 마친 그를 만나봤다.

나에게 새로운 도전

사실 최지우는 이번 작품을 시작하며 우려섞인 시선을 많이 받았다. "주위분들은 '너의 장점이 드러나지도 않는 작품을 왜 굳이 하려고 하냐'는 말을 많이 했어요. 캐릭터 자체가 그동안 제가 했던 연기와 달라서 걱정을 많이 하셨나봐요. 그런데 저는 그래서 더 욕심이 났었거든요. 복녀가 왜 표정없이 사는 줄도 알았고요. 사실 두 달 정도 캐나다에 머무는 일정으로 비행기를 탔는데 가는 10시간 동안 '수상한 가정부' 대본을 읽고 일본 원작도 보면서 '해야 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래서 2주만에 돌아왔죠."

그리고 20부작을 마친 지금은 시원섭섭한 기분이다. "주위 분들이 좋은 말도 많이 해주셔서 유쾌하게 마무리했고 시청률도 간신히이긴 하지만(웃음) 두자리 숫자가 나왔으니 어느 정도는 만족해요. 물론 모든 작품이 끝나고 나면 아쉽죠. '더 좋은 컨디션에서 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도 하고요. 그래도 한발짝은 나아간 느낌이예요. 성취감도 크고요. 쉬운 작품이 아닌데 무사히 마쳤으니 그렇겠죠. 흥행하고는 상관없이 저에게는 많은 것을 얻은 작품이에요."

쉽지 않은 촬영장

"시작할 때는 일본 팬들에게 조차 '굳이 패딩에 모자까지 똑같이 해야해? 코스프레야?'라는 말까지 들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우려들이 점점 줄더라고요."

막상 촬영을 시작하자 힘든 일도 많았다. "이렇게 힘들게 촬영한 드라마는 처음이예요. 잠을 거의 못잤어요. 촬영 분량이 너무 많았거든요. 게다가 캐릭터상 거의 카메라 안에 서있어야 했어요. 8시간 동안 서있어서 다리가 퉁퉁 부었던 적도 있었다니까요.(웃음) 단체컷이 굉장히 많았고요. 사실 제가 없어도 되는 장면에도 대본에는 늘 '복녀,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쓰여있었어요. 그러니 늘 촬영장에 있었던 것 같아요."

무표정한 박복녀이기에 표현할 수 있는 것조차 한계가 있었다. "눈빛으로 밖에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 없었거든요. 지문에 '의뭉스러운 표정'이라는 말이 가장 많았어요. 처음에는 '도대체 의뭉스러운 표정이 뭘까' 고민을 많이 했죠. 클로즈업이 많아서 눈도 깜빡이기 힘들었어요.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정말 힘들죠. 감독님이' 복녀, 눈 깜빡이지 마세요'라고 말씀하시는데 투정 부린적도 있어요.(웃음)"


'수상한 가정부'의 주인공으로 열연한 배우 최지우가 3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카메라 앞에 선 최지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지우는 지난 달 26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에서 주인공 '박복녀'역을 맡아 차갑고 무표정한 연기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 연출진의 찬사를 받았다. 가족사의 비극으로 인해 감성을 잃었던 복녀가 모성에 눈뜨며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최지우는 "배우로서 파격적인 변신은 새로운 모험이고 위험한 도전이었지만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매달렸기에 후회는 없다"며 "연기생활 20년 가운데 가장 잊지 못할 캐릭터였다"고 자평했다.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2.03/

오래 쉬지 않고 돌아오고파

또 한 작품을 끝낸 최지우는 이제 잠깐의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 "당장은 밀린 숙제를 해야죠. 그동안 못본 영화, 드라마, 예능 다 챙겨볼 생각이에요. '응답하라 1994'도 봐야죠. 딱 제 시대때 이야기라 기대가 많이 되요. '꽃보다 할배'도 봐야하고 못본 영화도 다 봐야해서 바쁠 것 같아요."

하지만 오래 쉴 생각은 없다. "한 작품을 끝내면 항상 팬들에게 '오래 쉬지 않고 나올께'라고 말하는데 그게 마음처럼 잘 안되요. 의도치 않게 길어지더라고요. 이번에는 웃지 않는 캐릭터를 했으니까 다음에는 많이 웃고 자연스러운 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이 나이에 두근거리는 첫사랑을 하기는 그렇고(웃음) 처절한 어른들의 드라마도 해보고 싶어요."

최지우는 여배우로서의 소회도 밝혔다. "예전에는 자리잡힌 언니들을 보는게 부러웠는데 이제는 그 느낌을 좀 실감해요.여배우에게 나이와 시간은 더 잔인하게 다가오잖아요.(웃음) 더 열심히하고 관리도 많이 하려고 노력해야죠. 자연스러웠으면 좋겠어요. 결혼이요? 독신주의도 아니고 아이들도 워낙 좋아하지만 그런 건 뜻대로 안 되는 것 같아요. 이 좋은 시간에 조바심 내며 보내고 싶진 않아요. 이상형은 친구 같은 남자죠. 근데 의외로 주위에 그런 사람이 없고 만나기도 힘들어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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