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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20)와 문근영(26).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은 두 스타다. 여섯 살 차이인 두 사람 모두 10대 때 연예계에 데뷔해 스타덤에 올랐다. 팬들로부터 '국민 여동생'이란 애칭을 얻은 것도 공통점. 깜찍한 외모의 두 사람은 지금도 많은 남성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한류 스타와 국민 여동생의 만남은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예상 외로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매리는 외박중'의 평균 시청률은 7%대였다. 두 자릿수 시청률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동시간대 최하위의 굴욕을 맛봤다.
아이유로선 문근영의 실패를 고스란히 이어받지 않기 위해 '뭔가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하는 시점이다.
일단 연기력에선 호평을 받았다. 극 중 독고마테(장근석)에게 첫눈에 반한 뒤 마테의, 마테에 의한, 마테를 위한 삶을 살아가는 보통 여자 김보통 역으로 완벽 변신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엉뚱 발랄한 4차원 캐릭터를 연기했다. '예쁜 남자'의 첫 회가 전파를 타기 전 장근석은 아이유의 연기력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유를 보고 있으면 굉장한 흡입력이 느껴진다. 타고 났거나 아니면 죽어라 연습했을 것 같다."
문제는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아이유가 40~50대를 포함한 폭넓은 시청층에게 특별한 감흥을 줄 수 있느냐는 점. '예쁜 남자'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매리는 외박 중' 역시 원작이 만화였다.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는 통통 튀는 대사와 감각적인 화면 연출로 호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시청층이 10~20대에 국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약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문근영도 이것 때문에 발목을 잡혔다.
이제 아이유는 폭넓은 시청층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쉽지 않은 숙제을 받아 들었다. 파트너인 장근석과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만화 속 왕자님과 같은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장근석의 최근 출연작은 '미남이시네요', '매리는 외박중', '사랑비' 등. 하지만 시청률 면에서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이 작품들 모두 폭넓은 시청자층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력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와 매력적인 캐릭터 등 드라마의 여러 요소들이 어우러져야 한다. 그러나 드라마가 실패했을 경우, 비난의 화살은 결국 주연 배우에게 돌아올 터. KBS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의 주연을 맡는 등 가수 뿐만 아니라 연기자로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아이유가 배우로서 다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까. 그녀가 '예쁜 남자'를 통해 어떤 성적표를 손에 쥐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