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림의 엄마꿈 인터뷰 16]이영희 "전지현, '할머니 킥킥' 문자보내요"(5)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3-11-20 11:27


박경림과 이영희 디자이너가 이영희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한복을 입고, '엄마도 꿈이 있단다' 응원 메시지 피켓을 들고 있다. 이영희 디자이너는 마흔이 넘는 나이에도 꿈을 현실로 이뤄내는 용기있는 엄마의 삶과 성공을 들려줬다. 사진제공= 몽락 스튜디오

박- 손주들이 할머니를 자랑스러워 한다고요. 손주들 자랑도 좀 해주세요.

이- 우리 큰 손주는 어려서 한복 모델도 시켰었어요. 말이 좀 늦게 터진 편인데, 웃으라면 웃고, 너무 예뻤죠. 지금도 '우리 할머니가 최고'라고 해요. 손주때문에 SNS도 하는데요. 여행을 다녀오면 '할머니 여행 다녀왔어요'라고 주고 받고해요. 아주 다정다감한 편이죠.

박- 인터뷰 전에 '아이패드 좀 가져오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젊게 사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이- 젊은 사람들이 문자를 시작할 때 저도 했죠.

박- 손주 며느리와도 문자를 주고 받으시나요

이- 그럼요. 제 기사를 보면 '할머니 킥킥'하고 와요.

박- 할머니가 그토록 예뻐하는 손주의 와이프면 얼마나 사랑받겠어요.

이- 만약에 증손주가 나온다면 매일 한복만 입히려고 해요. 옷감 예쁜 것만 보면 우리 증손주 입히려고 찾아놔요. 벌써부터 왜 그런지 몰라요.


박-내리 사랑이라고 증손주는 더 예쁘겠죠.

이- 예쁘고 잘생긴 엄마, 아빠 닮아서 얼마나 예쁘겠어요.

박-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가 며느리가 된 기분은 어떠셨어요? 처음에 인사드리러 왔을 때 인상이 궁금한데요.

이- 뭐. 손자 며느리지 뭐. (배우라는 것을) 아는 척 안했어요. 자기들이 사랑해서 하는 것인데, 뭐 직업이 배우라고 관심을 가지고 이런 것 일체 싫어해서요. 솔직히 제 일도 바쁜데 손자가 사랑하면 그 뿐이죠.

박- 그래도 평소에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달랐을텐데요.

이- 한복 디자이너를 하면서 배우들을 자주 접해서 그런지 보통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뭐 배우라고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박- 인터뷰에서 손자 며느리 칭찬을 많이 하시던데요.

이- 정이 많고, 예뻐요. 가볍지 않고, 생각이 깊고, 자기 할 일 잘하고, 시댁에서 너무 좋아해요. 시아버지, 시어머니 너무 좋아해요. 친정에서 아주 잘 키웠더라고요. 손자 마음에 들었다면 그럴만 했을 것이라 생각해요.

박- 전지현씨가 결혼하고 나서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이 보기좋은데요.

이- 모든 사람들의 기가 가잖아요. 사람들이 다 좋아하고, 응원하면 월드컵 때도 기운을 받잖아요. 여러 사람들이 좋아하면 좋은 영향이 가겠죠.

박- 오늘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게 참 많은데요. 일을 하다가 경력이 단절된 엄마들에게 '늦은 나이는 문제가 안된다. 늦은 마음이 문제다'란 말이 와닿는데요. 아이들 키우면서도 사회 진출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은 것 같아요.

이- 어떤 일이나 긍정적으로 생각해야해요. 안될 것이라는 마음이 아니라 될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고요.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아침에 수영하다가 하다가 발이 절일까, 힘이 들까 생각하면 더 나아가지 못하더라고요. 마음 먹은 것을 향해 꾸준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어요. 마음을 다스릴 줄 알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어요.

박- 평범한 주부에서 세계적인 한복 디자이너가 되셨어요. 오늘 인터뷰가 꿈을 잃고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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