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리얼체험 예능, 반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3-11-14 16:51 | 최종수정 2013-11-18 07:49


'심장이 뛴다' 사진제공=SBS

SBS '심장이 뛴다' 멤버들은 지난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명예소방관 위촉장을 받고 박근혜 대통령과 담소까지 나눴다.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공익성까지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방송사 입장에선 '저비용 고효율'의 상징인 예능 프로그램치곤 저조한 성적표가 못내 아쉽다.

지난 12일 방송한 '심장이 뛴다'는 전국 시청률 3.4%(이하 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지난 5일 방송분 3%보다 0.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전작인 토크쇼 '화신'에 못미치는 성적이다.

'심장이 뛴다' 뿐만 아니다. 지난 11일 방송한 '월드챌린지-우리가 간다'(이하 우리가 간다)는 4%를 기록했다. 7일 방송한 '자기야 백년손님'과 13일 방송한 '짝'은 각각 6.1%와 6%를 기록했다. 8일 '웃찾사'는 3.9%를 기록했다. 그나마 '정글의 법칙 in 사바나'가 13.7%로 체면을 지키고 있다.

SBS는 지난 달 7일부터 새로운 리얼 체험 예능을 대거 선보이며 과감하게 편성을 조정했다. 스타들이 세계 곳곳의 이색 대회에 참가하는 '우리가 간다', 직접 소방관을 체험하는 '심장이 뛴다' 외에도 기존 '자기야'와 '웃찾사'를 개편하며 주중 예능의 다변화를 꾀했다. 토크쇼, 시츄에이션 리얼리티, 데이팅쇼, 관계형 리얼리티, 공개 코미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배치함으로써 시청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 전략이 한달이 넘은 시점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월드챌린지 우리가 간다' 사진제공=SBS
실제로 이같은 위기는 리얼 체험예능인 '심장이 뛴다'와 '우리가 간다'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기존 '짝'과 '자기야' 등이 하락세를 타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많다. 한 방송 관계자는 "물론 '심장이 뛴다'와 '우리가 간다'가 안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할 사람 역시 많지 않을 것"이라며 "포기할 생각이 아니라면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들의 보강이 시급하다. 예능 본연의 모습인 웃음을 버리고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익성은 겸비했지만 예능 특유의 잔재미를 주는 데는 부족함이 보인다는 의미다. 게다가 '짝'과 '자기야'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내용이 반복적일 수밖에 없다.

리얼 체험형 버라이어티가 최근 예능의 트렌드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무조건 연예인들이 체험을 한다고 재미를 주는 것은 아니다. tvN '꽃보다 할배'나 MBC '진짜 사나이'의 성공은 캐릭터 콘셉트의 성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캐릭터 없이 리얼 체험 예능의 성공은 쉽지 않다는 말이 허언이 아닌 이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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