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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윤아가 20살 많은 이범수와 커플?"
일단 나이 차이가 적지 않다. 1990년생인 윤아는 올해 스물 세 살이다. 1970년생인 이범수와 딱 스무 살 차이다. 그동안 연예계 활동을 통해 쌓아온 이미지 역시 겹치는 부분이 없어 보인다. 윤아가 상큼한 공주 이미지의 연예인인 반면, 이범수는 남성미가 느껴지는 개성파 배우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그런 두 사람이 같은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KBS 새 월화극 '총리와 나'. 엄마의 빈자리가 있었던 총리 가족에게 새 엄마가 생기는 과정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윤아는 총리의 엉망진창 집안에 기적처럼 찾아온 어린 엄마 남다정 역을, 이범수는 총리 일은 100점이지만 육아는 0점인 총리 아빠 권율 역을 연기한다.
드라마 제작진이 출연 배우를 캐스팅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이미지나 외모 등을 따져 봤을 때 해당 캐릭터에 가장 어울릴 만한 배우를 선택하는 것. 드라마 캐스팅은 대체적으로 이 기준에 따라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배우의 실제 성격을 반영하기도 한다. 실제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해야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 실제 모습과 드라마 속 모습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을 수 있고, 배우 입장에서도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해당 캐릭터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배우를 선택하는 케이스도 있다. '반전 캐스팅 효과'를 노리는 경우다. 시청자들은 뻔한 캐스팅에 큰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의외의 캐스팅 소식을 접하게 되면 "어? 이 배우가 이런 역할을?"이란 생각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된다는 것. 만약 그 배우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게 되면 얻게 되는 효과는 두 배다. 뻔한 캐스팅을 통해 안정적인 선택을 한 드라마에 비해 한층 뜨거운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의외의 캐스팅'을 했을 땐 위험성이 큰 만큼 성공시 돌아오는 이득도 큰 셈이다.
드라마 속 커플을 조합할 때도 마찬가지다. 대개는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커플을 캐스팅하는 것이 보통. 그러나 의외의 조합을 붙여놨을 때 예상치 못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시청자들의 주목도를 높일 수 있고, 화제성과 시청률 등에서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총리와 나'의 윤아와 이범수 역시 시청자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의외의 조합인 만큼 '반전 캐스팅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총리와 나' 측 관계자는 "이미 두 사람이 촬영장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의 반전 호흡은 '총리와 나'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전 커플' 윤아와 이범수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총리와 나'는 오는 12월 9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