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배인(VAIN)'으로 컴백한 언터쳐블, "기회가 기회인지 모르던 시절 있었다!"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3-11-10 15:49 | 최종수정 2013-11-11 13:37


3년 만에 미니앨범을 출시한 힙합듀오 언터쳐블. 언터쳐블은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배인'은 "심하게 가요로 빠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TS엔터테인먼트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참 무섭다. 누가 뭐라 하지도 않는데 자신의 나이에 맞게 생각이며 몸 가짐이 자연스럽게 변해간다.

힙합듀오 언터쳐블 역시 30대에 들어가는 문턱에서 20대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음악으로 대중을 만난다. 2010년 12월 발표했던 세번째 미니 앨범 이후 약 3년 만에 선보이는 4번째 미니앨범 '트립(TRIP)'은 곡 선정이나 가사에서 성숙과 진정성이 진하게 풍긴다.

멤버 디액션은 "그동안 가요만 많이 불렀다는 선입견이 있어 아쉬웠다. 따라서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심하게 가요로 빠지지 않았다"며 "음악은 공감대 형성인데 그런 틀에서 많이 벗어났다. 대신 솔직하게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디액션. 사진제공=TS엔터테인먼트
실제로 타이틀곡 '배인(VAIN)'은 지난 2008년 데뷔 이후 발표해 히트를 시켰던 '잇츠 오케이' '오(Oh)!' '가슴에 살아' '연락 좀 자주해' 등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한 번만 들어도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 라인은 없지만 대신 자신들의 지난날을 추억하듯 읊조리는 깔끔한 랩핑은 언터쳐블의 새 출발을 보여주는 듯 새롭다. 여기에 쿤타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매력적인 레게풍의 보컬을 선보였다.

뮤직비디오는 몸에 새겨진 문신이 서서히 지워지는 느낌으로 표현했다. 이를 위해 디액션은 5시간에 걸쳐 몸에 문신을 그리는 고통을 견뎌야 했다.

슬리피는 "과거에는 껄렁껄렁한 행동이 랩퍼로서 너무 멋있고 쿨한 행동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2에서 3으로 바뀌는 시점에서 보니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신곡 '배인'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언터쳐블이 남자다움, 솔직함 등으로 드러나는 랩퍼 정신 자체가 약해진 것은 아니다. 두번째 트랙의 '노 메이크 업(NO MAKE UP)'은 자신을 꾸미는 가면을 벗고 가식 없는 모습으로 둘만의 시간을 보내길 원하는 남자의 마음을 솔직히 표현했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인트로 트랙 '트립'에서의 랩은 2년의 공백기 동안 칼을 갈아 온 듯 더욱 날카롭고 단단해져 있음을 고스란히 들려준다.

그렇다면 언터쳐블은 최근 한국 힙합계에 불어닥친 디스전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슬리피. 사진제공=TS엔터테인먼트

언터쳐블은 "불구경 같았다"며 말문을 연 뒤 "대중들의 관심이 예전과 다르더라. 힙합이 이렇게 관심을 받은적이 있었나 싶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선배로서의 자리를 지키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야 후배들이 인정을 하고 존경을 할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번 디스전을 통해 힙합이 과거와 비교해 대중과 가까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힙합을 어렵게 느끼는 일반인을 위해 힙합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물어봤다.

디액션은 "무조건 가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가사는 곧 랩퍼의 캐릭터를 말해 준다"며 "동시에 힙합도 여러 스타일이 있는만큼 다양하게 접하다 보면 각각의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언터쳐블은 이번 미니 앨범 제작과정 전반에 참여를 했다. 재킷 사진을 찍을 작가를 섭외하고, 촬영 장소 헌팅도 직접 했다. 또 앨범 디자인 미팅에도 참여해 의견을 적극 전달했다.

멤버들은 "예전에는 기회가 기회인지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게 너무 소중하다"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좋은거 같다. 공연도 하고 싶지만 이번 앨범의 성적이 좋아야 할 수 있는거 아니겠느냐"며 많은 성원을 당부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사진제공=TS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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