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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배우들의 자존심 싸움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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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아빠 열풍'이 강했던 2013년 한국 영화계다. 청룡에서 맞붙은 배우들도 '아빠파'와 '솔로파'로 갈렸다.
아빠는 강했다. 류승룡은 '7번방의 선물'로 부성애 신드롬을 불러왔다. 그가 연기한 용구는 정신지체장애로 6세 지능을 가진 인물이다.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된 뒤에도 "이용구. 1961년 1월 18일 태어났어요. 제왕절개. 엄마 아팠어요. 내 머리 커서"라는 자기소개를 할 정도로 순수한 인물이다. 하지만 딸 예승(갈소원, 박신혜)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정도로 진한 부성애를 갖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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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은 조폭 연기의 정수를 보여줬다. 정장에 슬리퍼를 신는 독특한 패션 감각, 해외 출장 선물이라며 짝퉁을 선물하는 센스, "어이 브라더"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구수한 사투리로 코믹한 설정을 갖췄다. 하지만 웃으며 사람을 때려 죽이고, 엘리베이터 안에 갇혀 다(多)대 일로 칼부림을 벌이면서도 "들어와 들어와"라며 웃는 모습은 최대 조직의 2인자 다운 잔인함을 느끼게 한다. 푸근함과 잔혹함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갔던 그의 연기에 "더이상의 조폭 연기는 없다"는 찬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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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과의 인연도 살펴볼 만 하다. 설경구 송강호 황정민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설경구는 21회, 2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박하사탕'과 '공공의적'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송강호는 18회 청룡영화상에서 '넘버3'로 남우조연상을 받은데 이어 28회 시상식에서 '우아한 세계'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3회 청룡영화상에서 '로드무비'로 남우신인상을 받아냈던 황정민은 26회 시상식에서 '너는 내운명'으로 남우주연상까지 탔다. 그 유명한 '밥상론'이 나온 게 바로 이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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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