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처럼 뜨려고? KBS 주말극 출연 경쟁 치열한 이유 보니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3-11-05 07:52


배우 정우.

"정우처럼 뜨기 위해?"

배우 입장에서 공중파 드라마에 얼굴을 한번 비추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톱스타들이야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지만, 아직 얼굴을 알리지 못한 배우들의 경우 출연 기회를 잡는 것이 만만치 않다. 소속 배우들을 출연시키려는 기획사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공중파 드라마 중에서도 특히 인기 있는 자리가 바로 KBS 주말극. 고정 시청자층이 두텁기 때문에 어느 수준 이상의 시청률이 보장된다. 다른 드라마에 비해 다양한 연령대의,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다른 드라마도 출연 경쟁이 심하지만, KBS 주말극이 더 심한 것 같다"며 "작품의 성공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배우나 소속사의 입장에서 탐날 수밖에 없는 자리"라고 전했다.

실제로 KBS 주말극에 출연한 이후 스타덤에 오르며 대중들의 주목을 받는 케이스가 적지 않다. 최근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 정우가 대표적인 예다.

정우는 현재 tvN '응답하라 1994'에 쓰레기 역으로 출연 중이다. 집에서 트레이닝 복 차림으로 소파에서 뒹굴거리며 만화책이나 보는 게 삶의 낙인 무뚝묵하고 무심한 경상도 남자.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정우는 현재 연예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이 드라마를 통해 처음 정우를 보게 된 시청자들로선 "어디서 이런 배우가 나타났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터. 하지만 정우는 어느덧 데뷔 10년이 훌쩍 넘은 '중고 신인'이다. 영화 '돌려차기', '그때 그 사람들', 드라마 '슬픈 연가', '신데렐라맨' 등에서 조연 및 단역으로 활약했다. 일찌감치 연기력은 인정 받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리진 못했다. 그랬던 정우가 대중들의 시선을 본격적으로 사로잡기 시작한 것이 바로 KBS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을 통해서였다.

정우는 지난 8월 종영한 이 드라마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서진욱 역을 맡아 배우 손태영과 호흡을 맞췄다. 안정된 연기력으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소화해낸 정우는 안방극장의 스타로 도약할 만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우 뿐만이 아니다. '최고다 이순신'에 출연했던 다른 배우들 역시 승승장구하고 있다. 주연을 맡았던 아이유는 가수로서 성공적인 컴백을 한 뒤 KBS 새 수목극 '예쁜 남자'의 출연을 앞두고 있으며, 조정석은 9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관상'의 흥행을 이끌었다.

'최고다 이순신'의 전작인 '내 딸 서영이'의 경우도 마찬가지. 서영이 역의 이보영은 이 드라마에 출연한 이후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통해 다시 한 번 '시청률 여왕'이란 사실을 입증했다. 또 박해진과 박정아는 '내 딸 서영이' 종영 후 중국에서 한류스타로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다. 박해진은 12월 방송되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남자'를 통해 국내에 복귀한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 배우 뿐만 아니라 이미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들도 KBS 주말극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

한편 현재는 장용, 김해숙, 오현경, 조성하, 이태란, 오만석, 이윤지 등이 출연하는 '왕가네 식구들'이 KBS 주말극으로 편성돼 전파를 타고 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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