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수지, "진짜 상 받을 줄 몰랐어요" 연신 인사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3-11-01 07:53


제33회 청룡영화상에서 인기상을 수상한 수지(오른쪽)가 무대 뒤 포토존에서 김수현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진짜 상 받을 줄 몰랐어요."

수지는 지난해 열린 제33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여우상 후보에 올랐다. '파파'의 고아라, '은교'의 김고은, '공모자들'의 정지윤, '코리아'의 한예리 등 쟁쟁한 후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수상을 확신할 순 없는 상황이었지만, 수지는 '건축학개론'을 통해 '국민 첫사랑'의 칭호를 얻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가장 주목받는 영화계 신인 여배우로서 수상에 성공할 가능성도 충분했었다는 뜻. 하지만 수지는 결국 아쉽게 수상에 실패했다. 청룡 신인여우상 트로피는 '은교'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겼던 김고은에게 돌아갔다.

김고은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무대에서 수상 소감을 전하는 사이, 객석의 수지는 환하게 웃으며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냈다.

사실 신인 배우들의 입장에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영화계의 축제인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을 받지 못해 빈 손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아무래도 섭섭한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을 터.

수지는 생애 처음 참석한 이날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결국 수상에 성공했다. 하정우, 김수현, 공효진 등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인기상의 주인공이 된 것. 팬들이 직접 투표한 결과가 반영된 상이라 의미는 더 컸다. 무대에 오른 수지는 "첫사랑이 누구냐?"는 MC 유준상의 돌발 질문에 "저는 첫사랑이 없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무대 뒤에서의 모습은 어땠을까?

트로피를 손에 쥔 채 무대 뒤쪽으로 이동한 수지는 KBS 드라마 '드림하이'과 광고 촬영을 통해 인연을 맺은 바 있는 김수현과 함께 포토존에 섰다. 이 곳에서 사진 촬영을 마치 수지는 다시 객석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길을 잘못 들었다. 객석으로 향하는 통로 대신 대기실이 있는 통로로 들어서는 바람에 잠깐 길을 헤매야 했다. 하지만 수지의 얼굴은 밝았다. 수지는 자신과 마주친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고개를 숙여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연신 인사를 했다. 또 "진짜 상 받을 줄 몰랐어요"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선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수지이지만, 상을 받은 뒤엔 또래 고등학생 친구들과 다르지 않은 티 없는 모습이었다.

올해는 1994년생인 수지가 성인이 된 해. 인기상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수지는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6월 종영한 MBC 드라마 '구가의 서'에 출연하면서 시청률 1위 행진을 이끄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또 11월엔 소속 그룹인 미쓰에이가 컴백할 예정이다. 딱 1년 전 '국민 첫사랑'으로서 청룡영화상 시상식을 빛냈던 수지가 이번엔 가수로서 빛나는 무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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