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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를 벗어라!"
하지만 드라마계에선 얘기가 다르다. 섹시 마케팅만으론 '드라마 스타'가 되기 어렵다. 관계자들은 "드라마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으려면 탄탄한 연기력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합쳐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섹시 컨셉트만으로 밀어붙이다가는 자칫 배역이 한정될 위험성이 있다. 또 드라마는 영화에 비해 아무래도 표현의 수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웬만한 섹시 컨셉트로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힘들다는 뜻. 영화 속 파격적인 노출로 주목을 받았던 '후궁'의 조여정이나 '은교'의 김고은과 같은 스타가 안방극장에선 나오기 힘든 이유다. 섹시 컨셉트에 한정된 탤런트들은 드라마의 조미료 같은 존재는 될 수 있어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긴 어렵다.
월화드라마 시청률 경쟁에선 KBS '굿닥터'가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배우 문채원. 극 중 구김살 없는 성격의 차윤서 역을 연기하고 있다. 섹시와는 거리가 먼 역할이다. 욕설 연기도 마다하지 않는 털털한 캐릭터다. 이런 점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호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평가. '공주의 남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잇따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문채원은 다양한 캐릭터 변신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수목드라마 시청률 경쟁에선 SBS '주군의 태양'이 앞서고 있다. '주군의 태양'의 1위 행진을 이끌고 있는 배우는 공효진이다. 낙천적이고 잘 웃는 태공실 역을 맡았다. '공블리'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공효진은 꾸미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팬들의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주자. 공효진 역시 데뷔 후 드라마에서 다양한 색깔의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주목을 받아왔다. 물론 각종 화보에선 섹시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지만, 드라마에선 달랐다. 여성 연기자로서 섹시 컨셉트에 집착하지 않고도 '시청률 보증수표'란 타이틀을 얻어냈다. 진정한 '드라마 스타'가 되는 법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