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포유' 방송후 반향 대단하네, 감동-재미 둘다 잡고 정규 가능성UP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3-09-23 09:46


사진제공=SBS

올 추석 파일럿중 가장 핫이슈가 된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단연 1순위로 꼽히는 것이 바로 SBS '송포유'다. SBS는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예능을 쇄신하기 위해 이번 추석 연휴를 기회로 삼았다. '송포유'를 비롯해 '멋진 녀석들' '심장이 뛴다' '이장과 군수' '스타 페이스오프' 등의 파일럿 예능을 다수 선보인 것. 그리고 '송포유'라는 '대어'를 건져냈다.

지난 21일과 22일 방송한 '송포유'는 방송 후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성지고' '송포유' 등의 단어가 방송 후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점령하며 관심을 모은 것. 하지만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송포유'의 화제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예능은 기발한 콘셉트다!

우선 '송포유'의 콘셉트는 기존 예능에서 봐오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가수 이승철과 엄정화가 마스터로 등장해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이하 과기고)와 성지고등학교 학생 42명을 데리고 100일 동안 교육을 시키며 지난 12일 폴란드 토룬에서 열린 '국제 코페르니쿠스 합창대회(INTERNATIONAL COPERNIUS CHOIR FESTIVAL & COMPETITION)' 에 참가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마치 '피치 퍼펙트'나 '시스터 액트' 류의 합창단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송포유'는 리얼이라는 것에 강점이 있다.

첫 방송에서는 '송포유'가 왜 '과기고'와 '성지고'를 선택했는지가 여실히 들어났다. 사실 그동안 이 고교들은 '문제아가 많은 학교'(?)로 낙인 찍혔었다. 하지만 '송포유' 제작진은 이 인식을 역이용했다. '문제아가 많은 학교는 곧 끼있는 친구들이 많은 학교'라는 등식을 성립시킨 것이다.

감동코드는 예능의 생명?

'송포유'가 가장 화제가 된 부분은 순간순간 등장한 마스터와 학생들 간의 유머 코드가 아니었다. 이승철이 자기 고백을 하는 장면이 가장 큰 화제가 됐다. 이승철은 이날 성지고 학생들과 연습에 앞서 "난 고등학교 때 정말 문제아였다. 전과 9범에 대마초를 두 번 피워 감옥에 두 번 갔다 오고, 한 번의 이혼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한민국 최고 가수 중 한 사람으로 살고 있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그는 "마이너스였던 내 삶을 평균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인생을 뒤집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의지다"라며 "너희들의 재능을 내가 발견해줄 수 있다. 믿고 따라와 주면 된다"고 조언하며 감동을 만들어냈다. 사실 이 같은 고백은 이승철의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것이었다. 이는 방송 후 이승철이 트위터에 "음.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방법 중 하나로 나의 고백을 한건데, 그 얘길 방송에 냈군요. 어쩔 수 없죠 뭐. 아이들의 변화에 더 큰 기대를 가져봅니다"라고 밝힌 것에서도 알수 있다. 그리고 이같은 감동 역시 '리얼'이 아니면 만들어낼 수 없는 그것이다. 이런 면에서 '송포유'는 최근 트렌드를 가장 잘 잡아낸 파일럿이라는 평이 어색하지 않다.


사진제공=SBS
무궁무진한 아이들 잠재력


'스타킹' '도전 1000곡' 'K팝스타' 등 SBS 간판 예능을 두루 섭렵한 바 있는 서혜진 PD는 '송포유'를 통해 그 어떤 드라마에서도 보여줄 수 없는 리얼리티 드라마를 만들어낼 작정이다. 서 PD는 '송포유' 기획단계 때 기자와 만나 "성지고와 과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여타 예능과는 또 다른 예능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한창 들뜬 목소리로 말한 바 있다. 서 PD는 "'문제아'가 많다고 알려진 고등학교는 대부분 다 가본 것 같다. 학교를 가보면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아이들의 '끼'가 엄청나다.' 풀어낼 수 있는 부분이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송포유'의 주체는 이승철과 엄정화가 아니다. 바로 변화해가는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을 통해 '송포유'는 예능이 가장 원하는 두마리 토끼, 감동과 재미를 두 손에 잡을 가능성이 높다. '송포유'의 정규 편성 가능성이 높은 것은 바로 이 이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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