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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드 시대는 갔다' 요즘에 처월드가 대세?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3-09-23 09:46


사진제공=KBS

지난해 KBS2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시월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일종의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이후 각종 예능과 드라마에서 '시월드'라는 단어를 써가며 시집살이에 대한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올해는 이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시월드'와 대비되는 '처월드'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처월드' 그리기의 대표주자는 역시 KBS2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이다. '시월드'보다 무서운 '처월드' 이야기를 그린다는 '왕가네 식구들'에서 이앙금(김해숙)은 첫째딸 왕수박(오현경)과 함께 사업이 망해서 처가살이를 하게된 첫째 사위 고민중(조성하)에게 무서운'처월드'를 만들어주고 있다. 둘째사위 허세달(오만석)은 철없는 행동과 뻔쩐한 태도로 장모의 구박을 당하고 있다.

MBC주말극 '금나와라 뚝딱'에서는 박서준이 험난했던 '처월드'살이를 마치고 본가로 입성했다. 결혼 후에도 여자친구(한보름)을 만나왔던 것을 안 정몽현(백진희)의 가족들이 본가에서 쫓겨난 현태(박서준)에게 매몰차게 대했던 것. 특유의 넉살로 험난한 고비를 넘었지만 최근에는 장모가 실장으로 있는 매장에 말단 직원으로 들어가 직장에서도 '처월드'를 경험하게 됐다.

그런가 하면 SBS 주말극 '원더풀 마마'에서는 훈남(정겨운)이 영채(정유미)와 결혼을 허락받기 위해 복희(배종옥)와 그의 가족들 앞에서 신상조사에 체력테스트까지 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노래방에서는 기쁨조를 자처하며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예능에서도 '처월드'그리기에 여념이 없다.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는 '백년손님'이라는 부제를 달아 사위가 처가살이를 하는 콘셉트로 방향을 바꿨다. 트렌드에 맞춘 발빠른 행보다. 방송에 출연했던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은 처가살이로 '국민사위'라는 유명세를 타기까지 했다. 슈의 남편 임효성은 장모에게 "엄마"라고 부르며 친근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또 다른 출연자는 '처월드'를 끝까지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왕가네 식구들'의 연출을 맡고 있는 진형욱 PD는 "그동안 '시월드' 이야기는 많이 나왔다. 이젠 '처월드'를 다룰 때라고 생각한다. 대가족 드라마를 통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드라마 주제는 왕가네의 가훈처럼 입장 바꿔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입장이 바뀐 사위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역지사지를 일깨울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방송 관계자 역시 "요즘에는 주위에서 '고부갈등' 못지 않게 '장서(丈壻·장모 사위)갈등'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최근에는 자녀를 처가에서 양육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이런 트렌드는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며 그런 면에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가장 중요시하는 방송에서 '처월드'를 자주 다루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앞으로도 '처월드'를 다른 방송들이 자주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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