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톤즈' 그 후…눈물과 감동이 함께한 브라스밴드의 한국방문기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3-09-16 20:18



"가족들이 총에 맞고 폭탄이 터져 죽는 것을 본 아이들입니다. 어떻게 한번 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수단의 슈바이처'라 불린 고 이태석 신부. 그는 2001년 내전과 가난으로 고통받던 아프리카 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그 지역 유일의 학교를 짓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병원을 세웠다. 그리고 35인조 브라스밴드를 만들어 내전에 동원됐던 아이들 손에 총 대신 악기를 쥐어줬다. 톤즈의 돈보스코 브라스밴드는 그렇게 평화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2008년 잠시 귀국했던 이태석 신부는 다시는 톤즈로 돌아가지 못했다. 대장암 4기 판정. 그는 투병 끝에 2010년 1월 영면에 들었다.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는 TV 다큐멘터리와 영화 '울지마 톤즈'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 가슴에 깊은 감동을 안겼다.

이태석 신부가 떠난 그 후의 이야기가 KBS 추석특집 다큐멘터리로 전파를 탄다. '브라스밴드 한국에 오다'는 이태석 신부에게 음악을 배운 돈보스코 브라스밴드 아이들의 한국방문기를 담았다.

이번 방한은 한국-아프리카 경제장관회의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그러나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장비와 공부원을 비행기로 보내 여권을 만들고, 이동을 위해 유엔 전세기까지 빌렸다. 10여 명의 봉사자는 2주 동안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입과 귀가 되어주었다.

한국에 온 아이들은 이태석 신부의 묘소부터 찾았다. 5년 만의 만남이었다. 오랜 내전을 경험한 탓에 부모가 죽어도 울지 않는다는 아이들이 묘소에 손을 얹고 서럽게 울었다. 이태석 신부의 어머니, 형제들과의 만남. 아이들은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돈보스코 브라스밴드는 KBS 열린 음악회 무대에도 섰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눈물과 박수, 함성 속에 아이들은 다시 한번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

이태석 신부의 사연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세상에 알린 구수환 PD는 깊은 애정과 관심을 놓지 않고 또 한번 톤즈를 찾아갔다. 이금희의 내레이션도 여전히 함께한다. 22일 오후 4시 KBS1에서 방송된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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