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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 국악가수 권미희 '한과 열정의 보이스로 만개'

강일홍 기자

기사입력 2013-09-15 10:59


20대 중반의 나이에 우리 고유의 소리와 서양음악을 접목해 창가요라는 독특한 영역을 개척한 크로스오버 국악가수 권미희.

'소박한 한국 여인의 정서를 닮은 노래, 한을 절제하듯 토해내는 열정의 보이스',

권미희는 우리 고유의 소리와 서양 음악을 접목해 독특한 영역을 개척한 크로스오버 국악가수다.

지난달 19일 예천 삼강주막 상설공연장은 혜성처럼 등장한 소리꾼 권미희의 빼어난 절창에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들었다.

에서 은 이 열렸다.

크로스오버 국악가수 권미희씨가 출연하여 국악가요로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과 함께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권미희씨는 매주 이곳 상설공연에 출연하여 삼강주막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권미희의 노래 세계는 화려한 세션이나 기교가 없다. 반면 오로지 소리만으로 가슴을 후려치는 충만한 기운이 듣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그녀는 흥선대원군의 한문시에 곡을 붙인 '빈한시'(貧寒詩)를 비롯해 '주하양화도'(舟下揚花渡) '담담정'(淡淡亭) '양화환도'(楊花喚渡) '좌야서강'(坐夜西江) 등 5곡을 묶어 음반을 냈다. 대중가요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반응과 함께 가요계에서는 장사익이라는 걸출한 국악가수를 능가할 신예로 꼽기도 한다.

일제 강점기 일본의 엔카와 서구음악의 영향 속에 우리 정서만을 담아 발전해온 트로트 음악을 온전히 우리 전통의 것이라 보기엔 역시 어려움이 있다.


"운명처럼 만난 작곡가 임정호 선생님의 탁월한 창작력이 제게 한줄기 빛이 됐어요." 그녀의 오늘이 있기까지 작곡가 임정호와의 만남이 있었다.

그녀의 첫 작품집에 곡을 붙인 작곡가 임정호는 "안타깝게도 우리는 일본의 엔카, 프랑스의 샹송, 이탈리아의 칸초네처럼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렇다 할 전통 음악의 형상을 찾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신예 소리꾼 권미희의 데뷔 음반은 이렇듯 한 세기가 넘도록 해결되지 못하는 우리 대중음악의 화두를 향해 의미있는 실마리를 전하는 노래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권미희는 장사익에 비견되는 성장사를 거쳤다. 그녀가 처음 국악을 접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시절이다. 아버지(타령), 어머니(한국무용), 동생(고수) 모두 국악에 조예가 깊어 가족 국악그룹 '아리솔'을 결성해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했다.

하지만 고액의 수업료를 부담해야 하는 국악 중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하면서 한때 꿈을 포기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하며 방향을 틀었다가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중퇴후 다시 소리꾼의 길을 걷게 된다.

대구예술대학교에 진학해 한국음악을 전공하고 명창 김추자 선생에게 판소리와 남도민요를 사사받는다. 이후 크고 작은 국악 경연대회에서 입상하며 실력을 발휘했고, 2009년 KBS전국노래자랑에서는 상반기 결선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대중가요 가수로의 숱한 제의를 뿌리치고 그녀가 선택한 것은 가요와 국악의 접점을 찾는 소리꾼의 길이었다. "제가 다른 길로 갔다가 이 길로 되돌아온게 숙명이라면, 운명처럼 만난 작곡가 임정호 선생님의 탁월한 창작력이 제게 한줄기 빛이 됐어요." 20대 중반, 그녀는 가슴을 후려내는 목소리로 한국 여인 특유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다.
강일홍 기자 ee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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