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 초능력 없으면 인기도 없어?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3-09-11 07:47


사진캡처=SBS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몇몇 드라마들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한때 리얼리티를 떨어뜨린다는 명목으로 드라마에서 '판타지' 장르는 괄시(?)를 많이 받았다. 이는 우리나라 드라마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나 치정멜로, 가족드라마 위주로 꾸며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판타지'가 한국 드라마 대표 장르가 될 가능성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가장 화제가 된 드라마 중 하나로 꼽히는 SBS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는 사실 방송 전에는 많은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되자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다른 사람의 마음이 들리는 능력을 가진 박수하(이종석)가 있었다. 박수하의 이 능력은 드라마를 재미있게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국선전담 변호사인 장혜성이 소송을 이기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하고 반대로 이들을 위태롭게 만들기도 한 것. 말하자면 주인공만큼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는 말이다.

현재 방송중인 수목극 1위 SBS '주군의 태양'에서는 태공실(공효진)에게 귀신을 보는 능력이 있다. 게다가 주중원(소지섭)과 스킨십을 하면 그 능력이 사라지기도 한다. 이 능력은 드라마를 호러물로 만들기도, 로맨틱 코미디로 만들기도 한다. 태공실이 귀신에 시달리는 장면을 리얼하게 그리기도 하고 극의 중요한 장치인 주중원과 차희주를 둘러싼 비밀도 태공실의 능력으로 인해 빛을 발하게 될 전망이다.

tvN 드라마 '후아유'도 영혼이 보이는 양시온(소이현)이 등장한다. 그는 6년간 혼수상태로 있다나 깨어난 후 영혼이 보이는 능력을 갖게 됐다. 경찰인 양시온은 이 능력을 활용해 범죄자들을 잡아나간다. 이외에도 SBS '별에서 온 남자'OCN '귀신보는 형사 처용' 등 판타지 드라마들이 계속 제작될 계획이다. 지난 해 '타임슬립'이 인기를 모았듯 올해는 '초능력'이 드라마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주군의 태양
예전같으면 "말도 안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이같은 능력들이 최근 드라마에서는 '버젓이'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판타지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역시 기술의 발달과 함께 대본의 리얼리티까지 살아났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판타지 장르라고 하면 완성도 떨어지는 CG를 덧댄 히어로물이나 무협물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CG가 많은 것들을 가능케 하고 있다. 또 대본 역시 리얼리티를 가장 중요시하면서 초능력을 제외하고는 일반 드라마와 다를 것이 없는 이야기 전개를 내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판타지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리얼리티다. 할리우드 슈퍼히어로물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모으는 것은 역시 현실 가능한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드라마들이 초능력을 내세우면서도 인기를 얻는 것 역시 현실성이 담보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너목들'이나 '주군의 태양'은 리얼리티에서 전혀 손색이 없는 드라마였고 그것은 인기로 이어졌다. 때문에 앞으로의 판타지 장르 드라마에서도 리얼리티가 얼마나 확보됐느냐가 성패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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