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여배우들 컴백! 남(男)판 뒤집을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3-09-09 07:39



여배우들이 충무로에 돌아왔다.

올 한해는 황정민 이정재 송강호 설경구 최민식 하정우 등 걸출한 남자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거센 남풍(男風)에 밀려 주춤했던 여배우들이 파격 변신을 예고하고 있어 판세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파이' 문소리, 파격 코믹연기

문소리는 5일 영화 '스파이'로 관객과 만난다. '스파이'는 대한민국 최고 비밀 스파이 철수(설경구)가 국가의 운명이 걸린 초특급 작전을 수행하던 중 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마누라 영희가 작전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코믹 첩보 액션 영화다. 문소리는 철없는 아내 영희 역을 맡아 좌충우돌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눈치 제로, 푼수 백단의 캐릭터를 리얼하게 표현해낸 것은 물론 총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레스토랑 바닥을 기어가거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만취 연기 등 몸개그도 마다하지 않았다. '오아시스' '바람난가족' '하녀' '분노의 윤리학' 등 묵직한 작품에서 굵직한 연기를 주로 선보여 왔던 그가 이렇게 처절하게 망가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스로도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해야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면서 하려고 했다. 나도 보면서 파격적이란 생각이 든다. 어떻게 봐주실지 걱정도 되고 내가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복잡한 심경도 든다"고 말했을 정도. 명배우가 선보이는 혼신의 코믹 연기가 추석 극장가를 찾은 관객들의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상' 김혜수, 새로운 팜므파탈

김혜수는 11일 개봉을 앞둔 '관상'에서 팜므파탈의 새로운 정의를 내린다. '관상'은 조선 최고의 천재 관상가 내경(송강호)가 수양대군(이정재)의 음모를 알아차리고 김종서(백윤식)와 함께 위태로운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김혜수는 극중 조선 최고의 기생 연홍 역을 맡아 그동안 '타짜' 등에서 보여준 팜므파탈과는 또다른 매력을 뽐냈다. 비중이 크진 않지만, 연홍이란 캐릭터가 갖는 의미는 크다. 밑바닥에서 시작해 눈치 하나로 조선 최고의 자리에 앉았고, 본업 외 수익 창출을 위해 시골에 칩거하던 내경을 한양으로 끌어내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그만큼 복잡하면서도 매력적인 인물이다. 자수성가한 사업가로서의 자신감과 도도함, 기생 본연의 교태와 눈치, 권력과 맞닿아 있는 자리에서 보여주는 처세술까지 갖춘 새로운 팜므파탈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다. 줄줄이 문을 두드렸던 여배우들을 마다하고 김혜수를 선택한 한재림 감독의 안목이 빛을 발한 것. 김혜수는 "실제로 극의 흐름을 좌우하진 않지만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다. 관객과 주인공을 만나게 해주는 직접적인 인물이 연홍이다. 하지만 극이 소용돌이 칠 때는 한 발 물러나 있어 관객의 입장을 지켜보기도 한다. 비록 분량은 적었지만 길잡이 같은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밤의여왕' 김민정, 이중생활

김민정은 10월 개봉하는 '밤의여왕'에서 울트라급 이중생활을 보여줄 계획이다. '밤의여왕'은 우연히 아내 희주(김민정)의 과거 사진을 본 영수(천정명)가 아내의 과거를 의심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민정이 연기한 희주는 천사 같은 외모, 일류 호텔급 요리 솜씨, 3개 국어를 소화하는 지적 능력까지 갖춘 완벽한 현모양처로 살고 있으나 심상치 않은 과거를 숨긴 캐릭터다. 청순 요염 섹시 종합 3종 세트를 갖춘 만큼, 팔색조 매력이 기대된다. 특히 결혼 후에도 연애하듯 살아가는 결혼 2년차 커플의 일상부터 영수의 의심으로 예측불허로 치닫는 결혼 생활까지 리얼한 스토리가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할 전망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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