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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의 엄마꿈 인터뷰⑦]홍은희, 아들 둘 키우는 강단 있는 엄마(2)

기사입력 2013-09-04 09:33 | 최종수정 2013-09-0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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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엄마인 홍은희와 박경림은 아이들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이야기했다.
사진제공=몽락 스튜디오

아들 둘 키우는 강단 있는 엄마, 홍은희

박-엄마 홍은희 얘기 좀 할게요. 여섯 살터울인 아들 둘을 키우고 있죠. 아들 둘 사실 쉽지 않거든요.

홍-정말! 많이 힘듭니다.

박-어때요? 노하우가 좀 생겼어요?

홍-노하우 없고요, 소리 질러야 돼요. 안 그러면 말 안 들어요. 정말 내가 이런 모습도 있나 싶을 정도로 저를 많이 변하게 해요. 아이들이 워낙 성격도 밝고, 일단 액션도 크고요. '저 집 애들 장난 아니다' 그 정도에요.

박-아들 둘 가진 엄마들이 가져야 되는 기본적인 조건은 뭔가요?

홍-아마도 목청?(웃음) 옆집에서 '저러다 홍은희 미치는 거 아니야?' 그런 생각 들 정도로 소리 질러요. 가끔 집 앞에서 마주치면 괜히 머리 숙여지는 거 있잖아요. '너무 죄송해요'하면 그 집에서 '아니에요, 아이 키우면 다 그렇죠. 난 이사 가는 줄 알았어요'라고 그래요.

박-혹시 오늘도 소리 지르고 나왔나요?


홍-전 생활이라서 그걸 인식을 못해요. 그래서 식당에서도 확 소리 질렀다가 제가 깜짝 놀라요. '엄마가 오랬지!'(조용하면서도 강하게) 그렇게 돼요. 저도 하기 싫은데, 크는 동안에는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큰 아이가 열한 살, 작은 아이가 다섯 살. 지금이 피크인 거 같아요. 그 둘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가…. 우리 애들만 그런 건 아니겠지, 안 아프고 건강한 게 얼마나 행복이고, 축복인가 그런 생각해요.

박-감사한 일이죠. 체력은 괜찮아요? 아이 둘 키우기에는 몸이 좀 부실해 보여요.

홍-아니에요. 강단 있어요. 저 세요.

박-애들이 정말 말 안 듣고 그러면 혹시 매도 들어요?

홍-하죠. 그런데 제 선에서 끝나게끔 해요. 아빠한테 가면 일이 커지기 때문에요. 아빠는 정말 무섭게 해요. 정말 무섭게 혼내고, 막 놀아주고, 정말 극과 극을 다니죠.

박-아이들 인성을 위해서 그러는 걸 텐데, 예의범절도 중요시하게 여기잖아요.

홍-최고죠. 1순위죠. 인사하는 거.

박-숙제를 안 하는 건 괜찮아요?

홍-그런 건 별로 혼 안내요. 그런데 아빠가 일하고 왔는데 TV를 보고 있다든지, 둘이 게임을 하고 있다든지, 건성으로 '아빠 오셨어요' 그러면 다시 나가요. 나가서 문이 자동으로 잠기기까지 기다려요. 다시 문 열고 들어오면, 애들이 '아! 정신 차려야겠다' 그리고 문 앞에 나가 있죠. 들어오면서 '얘들아, 아빠 다녀왔다' 천연덕스럽게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해요. 애들이 '아빠 다녀오셨습니까?'하면 '그래, 별일 없었고?' 그래요. 인사 교육은 철칙이에요. 그래서 아빠를 밖에서 만나도 '어! 아빠'가 아니라 '아빠, 안녕하세요'해요. 옆집 아저씨 만난 거처럼. 그럼 남편은 뿌듯해 하고요.

박-홍은희씨도 같은 생각이시고?

홍-예, 그럼요. 그리고 저희 교육 철칙은 혼낼 때는 터치 안하는 건데요. '뭐 저런 거 가지고 저렇게까지 혼내나' 싶을 때도, 혼낼 때는 그냥 내버려둬요. 제가 그 주위에 안 가요. 아이는 엄마가 말려주기를 바랄 거 아니에요. 그때는 일단 피하고, 나중에 남편한테 '아까 너무 심했다'고 얘기하죠. 혼낼 때 '이리와, 이리와' 그러면, 혼내는 의미가 전혀 없어지잖아요. 전 그 혼내는 소리가 굉장히 괴롭거든요. 전 그럼 막 물 틀어놓고 설거지를 해요. 사실 때리는 교육이 안 좋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그래도 남자애들은 맞으면서 커야 무서운 줄도 알고 그런다고. 그리고 남편이 맞고 컸데요. 자기는 맞아서 잘 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그 믿음이 강해요. 때로는 정말 안 때리고 교육할 수 없을까 생각도 하는데, 정말 힘들어요.

박-내가 두 아이한테 이것만은 꼭 한다는 게 있나요?

홍-전 근성을 가르치는 게 가장 큰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계속 환경이 바뀌니까. 어릴 때야 부모님 환경이 크게 좌지우지 하지만, 성인이 됐을 때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혼란스럽고 중심을 잃기 쉽잖아요. 그리고 지각, 결석 절대 안 되고요. 요즘엔 학교 안 가고 현장 체험 다녀오고 하는데, 우리는 그 것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아빠가 또 개근상은 무조건 타야 한다고 해요. 지금은 개근상이 없는 세대라고 말해도, 아니라고 비가 오고 눈이 와도 학교에 가야 한다고. 너만 왔어도 가야 한다고 얘기해요. 저도 그건 중요한 거 같아요.

박-훈육 하신다고 말씀은 하시지만, 두 아들과 굉장히 대화를 많이 한다고 알고 있어요.

홍-요즘 엄마들은 다 그렇게 교육하잖아요. 동우가 열한 살로 크니까, 제가 편을 안 들어주고 혼내기만 하면 저한테 담을 쌓을까봐 아이 편에서 많이 보려고 하죠. 친근감을 갖기 위해서 동우가 듣는 음악도 많이 듣고 따라 부르고. 음악은 세대가 다르면 공감하기 어렵잖아요. 아빠가 한번은 당황하더라고요. 그게 뭔데 다 부르고 있냐고. 자기만 모르는 노래인 거죠. 둘 중 한명은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제가 집에 많이 있으니까, 제가 그렇게 노력을 많이 하죠.

박-엄마가 되고 나서 내 아이들이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는 건 있나요?

홍-그런 질문 많이 받아요. 아이는 혹시 방송에 출연하고 그럴 생각 없냐고? 어릴 땐 없고요. 커서는 아무래도 보고 자란 거나, 부모님 피가 있잖아요. 그런 걸 물려받아서 만약 배우가 된다면 말릴 생각은 없어요. 그런데 너무 유명해져서 아이가 은둔 생활하고 그러는 건 싫어요. 연기를 즐기면서 하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보장만 됐으면 좋겠어요, 그게 너무 커지면 본인이 감당하기 어려워 질 수 있으니까요.

박-기준이 확실하시네요. 그런데 동우가 연기자가 안 될 수도 있잖아요. 혹시 다른 생각은 안 해봤어요?

홍-전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어떤 푸시도 안 해요. 그냥 왠지 될 거 같기도 하고요.(웃음) 사실 동우가 내성적이에요. 쑥스러움도 많이 타고, 뭐 시키면 비비 꼬고. 그런데 배우들 보면 어릴 때부터 쾌활했던 사람 별로 없거든요. 그리고 뭔가 주어졌을 때 하는 걸 보면 배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아빠도 같은 생각이고요. 물론 안 될 수도 있죠. 그런데 즐기면서 하는 배우만큼 딱 고만큼만 됐으면 좋겠어요.

박-그런데 인기가 많아지는 걸 억지로 막을 순 없잖아요.

홍-그땐 잠깐 쉬어야죠.(웃음)

박-아이들 공부는 어때요? 특히 동우는?

홍-그냥 그래요. 공부는 많이 안 시켜요. 아직 어리고기도 하고요. 움직이는 걸 너무 좋아하고, 책상에 앉아 있는 것 자체를 괴로워해요. 그런 아이를 앉혀서 시키는 것도 의미가 없을 거 같고, 억지로 시키는 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에 많이 놀리는데요. '이렇게 놀려도 되나?', '아! 이렇게 안 해도 되나? 그러다 배우가 안 되면 어떡하지?'라고 저희 부부끼리는 얘기해요. 그런데 공부는 하고 싶을 때 해야 늘잖아요. 자기가 좋아하는 거에 꽂혀서 해야 의미 있는 거 같아서. 지금은 원하는 대로 놔둬요. 점수가 좀 나빠도 많이 혼내지 않고.

박-멋진 엄마네요. 신세대 엄마들은 공부를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데, 그에 앞서 근성과 아이의 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리=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박경림의 엄마꿈 인터뷰 - 홍은희'는 (3)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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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희는 두 아이의 엄마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여전한 미모를 자랑했지만, 인터뷰 중 주변의 여느 엄마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진제공=몽락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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