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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김남길-손예진, 이 커플 왜 기대될까?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3-05-20 09:45 | 최종수정 2013-07-28 11:12



영화 '복수는 나의 것-올드 보이-친절한 금자씨'는 국내외 수많은 매니아를 양산하며, 박찬욱 감독을 세계적 거장 반열에 오르게 한 명품 복수 3부작으로 통한다. 박찬욱 감독은 일관된 장르를 고집하지만 작품세계는 매번 끊임없는 변주를 시도한다. 그는 작품을 관통하는 독특하면서도 감각적인 시선과 철학으로, 영화계에선 '복수', '스릴러'의 대명사가 되었다.

비록 박찬욱 감독의 명성, 화려함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나, 호흡이 긴 드라마에서 '복수'라는 소재를 밀도있게 풀어가며 자신들의 영역을 탄탄하게 구축중인 콤비가 있다. 바로 박찬홍 PD-김지우 작가로 2005년 '부활', 2007년 '마왕'에 이어, 2013년 5월 '상어'로 안방을 찾는다. 드라마판 명품 복수 3부작 탄생을 앞둔 셈이다. 그들 콤비의 작품을 좋아했던 시청자들은, 드라마 '상어'의 방영전부터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직장의신' 후속으로, 27일 첫방송된 새 월화드라마 '상어'는 어떤 줄거리를, 내용을 담고 있을까. 남자주인공 한이수(김남길)는 일본기업 (주)준 인터내셔널 요시무라 준이치로 회장의 양아들이자, 2인자이며 후계자. 일본 이름은 요시무라 준으로, 본명이 한이수란 사실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만큼 그의 인생은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다. 포커페이스에 감춰진 한이수의 타고난 명석함, 과감한 판단력과 승부욕은 회사를 키우는데 일조하고, 숙명이 된 복수를 구체화시킨다.

서울지검 검사인 여자주인공 조해우(손예진)은 가야호텔그룹의 외동딸로 열정적이며 도도한 내면을 지녔다. 용감하게 행동할 줄 아는 추진력과 누구 앞에서든 당당하게 맞서는 강한 자존심은, 그녀만의 카리스마를 발산시킨다. 그러나 조해우는 가족의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야 하는 오이디푸스와 같은 운명과 마주한다. 동시에 두 남자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자. 때문에 사랑과 열정, 진실과 거짓, 배신과 신의에 사이에서 갈등하고 아파할 수밖에 없는 비련의 여주인공이다.

드라마 '상어'에서 한이수는 가족의 복수를 위해 지옥의 끝에서 무소불위의 강자로 부활하고 돌아와, 사랑하는 여인 조해우에게 조차 칼끝을 겨누는 냉혹한 심판자가 되려 한다. 남자 한이수의 비극적인 삶과 복수는, 고스란히 첫사랑인 이수에게 흔들리고 아파하는 여자 조해우에게 옮겨와 지독한 운명과 위험한 사랑을 예고한다.


드라마 '상어'의 전체적인 내용, 남녀주인공의 캐릭터를 보면, 그동안 안방에서 자주 접해왔던 복수드라마의 연장선에 있다. 딱히 특별한 점을 찾을 수는 없다. 그러나 드라마에서의 특별함이란, 결국 과정에서의 재미가 결정한다. 언뜻 평범하거나 식상한 소재 혹은 내용이라도, 과정이 재미있으면 특별해진다.


모든 드라마가 그렇지만, 특히 복수드라마의 경우, 목적을 향하는 캐릭터의 개연성, 심리묘사와 복수를 이행하는 과정들이 치밀해야,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고 공감을 유발하며 극적 재미와 긴장감을 살릴 수 있다. 이중 하나라도 어긋날 때, 재미의 순도가 떨어지고 때론 막장드라마라는 불편한 시선에 노출될 수도 있다.

다행히 드라마 '상어'는 월메이드 복수드라마로 꼽히는 '부활-마왕'의 콤비 박찬홍-김지우가 내놓은 작품이란 사실에서, 복수의 재탕이란 우려보단 기존 작품과는 다를 거란 기대감이 앞선다. 문제는 드라마의 경쟁력이고 시청률이다. 드라마가 가진 상업적인 속성이다. 아무리 웰메이드 드라마라도 시청자가 봐주지 않으면, 웰메이드의 의미는 퇴색한다.



분명 드라마 부활과 마왕은 복수극을 좋아하는 매니아들의 극찬속에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청률로 본 성적표는 부진했다. 때문에 성공한 드라마와는 사실 거리가 멀었다. 그렇다면 드라마 '상어'는 과연 전작의 부진을 벗고 성공할 수 있을까. '상어'는 월화드라마 '직장의신'의 후속으로 동시간대 1위를 달리는 '구가의서'와 장희빈 김태희가 본격적인 악녀모드로 돌입한 '장옥정, 사랑에 살다'와 경쟁하는 부담을 안고 출발한다.

여기에 '적도의남자-착한남자-야왕-남자가 사랑할 때' 등등 지난해부터 안방에 불어 닥친 복수멜로드라마의 공급이 쉼없이 계속됐다는 점도 아킬레스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여름이란 계절도 시청자가 치밀한 복수극을 즐기기엔 마이너스요인이다.


물론 이러한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최대한 부각할 수 있는 카드도 있다. 바로 '상어'의 남녀주인공 김남길과 손예진이다. 2010년 '나쁜남자' 김남길과 '개인의취향' 손예진이, 나란히 '상어'를 통해 3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했다. 오랜만에 안방에서 만나게 될 김남길-손예진 커플은 시청자의 관심과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복수가 익숙한 한 나쁜하는 남자 김남길과 비련도 어울리는 한 미모하는 여자 손예진. 두말이 필요없는 이들의 연기력 또한 작품의 기대치를 업그레이드시킨다.

월화드라마 '상어'가 제목이 주는 이미지처럼, 사랑과 복수의 양극단에서 시원함이상의 짜릿함, 오싹함을 줄 수 있을까. 드라마 부활과 마왕으로 많은 매니아를 양산하고 작품성은 인정받았으나 대중적인 성공과 거리가 멀었던 박찬홍-김지우콤비가, '상어'를 통해 복수 3부작의 완성을 넘어, 스타배우 김남길-손예진 커플을 등에 업고 시청률마저 삼키게 될까. 복수멜로드라마 '상어'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다. <한우리 객원기자, 대중문화를 말하고 싶을 때(http://manimo.tistory.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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