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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수도, 질 수도' WCS 스타리그, 기막힌 16강전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07-17 15:20



이신형

최지성

'이길 수도, 져줄 수도…'

한창 진행중인 WCS(스타크래프트2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 코리아 시즌2 스타리그에서 8강행 진출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즌1 우승자인 김민철(웅진)과 준우승자 이신형(STX)이 이변없이 8강에 선착한 가운데 최지성(스타테일) 조성주(프라임) 김영진(아주부) 등도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반면 이영호(KT)와 정명훈(SKT) 등 '스타1'에서 최고의 스타리거로 이름을 날렸던 선수들은 또 다시 16강의 벽을 넘지 못하며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이제 남은 3장의 향방은 18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리는 16강전 6회차에서 가려진다.

그런데 상당히 흥미로운 대진이 완성됐다. 물론 당사자의 입장에선 곤란하기 짝이 없다. 이날 열리는 C조에서 SKT 동료이자 팀의 원투펀치 역할을 맡고 있는 정윤종과 정명훈이 맞닥뜨리게 된 것.

정윤종은 1승1패를, 정명훈은 2패를 기록중이다. 만약 이 경기에서 정윤종이 승리한다면 C조에서 각각 2승1패를 거두고 있는 신대근(STX) 강현우(LG-IM)와 동률을 이뤄, 이날 바로 세 선수가 재경기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정명훈이 승리를 거둔다면 정윤종과 똑같이 1승2패씩을 기록하며 나란히 8강 진출에 실패하게 된다.

'스타1'으로 진행된 스타리그의 마지막 3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결승전에 진출했던 정명훈으로선 어차피 8강행은 물 건너 갔지만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1승이 간절하다. 그런데 그 대상이 하필 정윤종이다. 잘못하다간 팀 동료까지 떨어뜨리는 '물귀신 작전'이 된다. 결과와 상관없이 무작정 이길 수도, 그렇다고 일부러 져줄 수도 없는 묘한 상황이다. 두 선수 모두 정정당당히 실력으로 승부할 수 밖에 없다.

이에 앞서 열리는 A조의 어윤수(SKT)와 강동현(아주부)의 대결에서 또 한 명의 8강행 진출자가 가려진다. 어윤수는 시즌1 16강전에서 강동현에게 0대2로 패하며 8강에 오르지 못했는데, 한 시즌만에 설욕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WCS에서 강동현(80%)이 어윤수(55.6%)보다 대 저그전 승률이 높다.

이미 나란히 8강에 올랐지만, 한국e스포츠협회와 e스포츠연맹을 대표하는 테란 유저인 B조의 이신형과 최지성 경기도 흥미롭다. 지난 시즌1 준우승에 그쳤지만 곧바로 열린 시즌1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 현재 WCS 세계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신형은 협회에서 최고의 테란으로 꼽힌다. '스타1'의 최강자였던 이영호마저 16강전에서 간단히 2대0으로 제쳤다. '스타2' 공식 개인리그에서 대 테란전 11전 전승을 거두고 있다. 연맹 소속의 최지성도 '스타2' 전환 이후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다 WCS 체제에 들어선 지난 시즌1에서 8강까지 올랐다.

자존심 대결도 그렇거니와 조 1위를 차지해야 8강전에서 다른 조의 2위 선수와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승리를 위해 두 선수 모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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