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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명품'일까?"
그런데 이렇게 시청률이 안 나오는 드라마에 종종 붙는 타이틀이 있다. 바로 '명품 드라마'란 얘기다. 비록 시청률에선 큰 재미를 못 봤지만, 만듦새에선 '명품'이라고 할 만큼 뛰어나단 뜻. 최근엔 시청률 경쟁에서 다소 부진한 KBS 드라마 '상어'나 '칼과 꽃'를 둘러싸고 이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시청률이 안 나오는 '명품 드라마'들은 진짜 '명품'일까?
하지만 조금 다른 의견도 있다. 많은 시청자들을 TV 앞에 끌어모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중파 드라마가 시청률 경쟁에서 참패했을 경우, 과연 이 드라마를 '명품 드라마'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작품성만을 인정받을 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이상 '명품 드라마'의 기준에는 시청자들의 선호도가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한 방송 관계자는 "'명품 드라마'라는 얘기가 사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보는 드라마가 결국은 '명품'이 아니냐"며 "경우에 따라선 홍보 전략의 하나로 시청률이 부진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억지로 '명품'이란 타이틀을 갖다 붙이는 때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명품 드라마'를 명확히 정의내리긴 쉽지 않다. 그림이나 음악과 마찬가지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것 역시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서다.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이 보느냐에 따라서 '대박' 드라마가 결정되듯,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명품'으로 인정받느냐에 따라 '명품 드라마'가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