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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안 나오는 '명품 드라마', 진짜 '명품'일까?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3-07-09 08:00



"진짜 '명품'일까?"

아침 드라마, 월화 드라마, 수목 드라마에 주말 드라마까지. 공중파에선 쉴 틈 없이 드라마가 방송된다. 여기에 케이블 채널까지 합치면 손꼽기도 힘들다. 방송사의 입장에선 '어느 수준' 이상의 시청률을 보장해주는 장르이기 때문.

하지만 모든 드라마가 잘 되는 건 아니다. '대박'을 치는 드라마가 있는가 하면 '쪽박'을 차는 드라마도 있다. '대박' 드라마는 시청률 30%를 훌쩍 넘으며 '국민 드라마'란 얘기를 듣지만, 한 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기도 벅찬 '쪽박' 드라마는 '애국가 시청률'이란 비아냥을 듣는다.

그런데 이렇게 시청률이 안 나오는 드라마에 종종 붙는 타이틀이 있다. 바로 '명품 드라마'란 얘기다. 비록 시청률에선 큰 재미를 못 봤지만, 만듦새에선 '명품'이라고 할 만큼 뛰어나단 뜻. 최근엔 시청률 경쟁에서 다소 부진한 KBS 드라마 '상어'나 '칼과 꽃'를 둘러싸고 이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시청률이 안 나오는 '명품 드라마'들은 진짜 '명품'일까?

'명품 드라마'를 가르는 기준엔 몇 가지가 있다. 스토리가 기승전결에 따라 무리 없이 연결되느냐, 극의 짜임새에 허점이 없느냐,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튀는' 캐릭터가 없느냐 등이다. 여기에 영상미와 음악까지 갖춰진다면 금상첨화다. 이 모든 것이 출중한 드라마는 시청률과 관계 없이 '명품 드라마'라 불릴 만 하다. 이런 드라마는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고, 작품성 면에서 호평을 받는다.

하지만 조금 다른 의견도 있다. 많은 시청자들을 TV 앞에 끌어모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중파 드라마가 시청률 경쟁에서 참패했을 경우, 과연 이 드라마를 '명품 드라마'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작품성만을 인정받을 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이상 '명품 드라마'의 기준에는 시청자들의 선호도가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한 방송 관계자는 "'명품 드라마'라는 얘기가 사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보는 드라마가 결국은 '명품'이 아니냐"며 "경우에 따라선 홍보 전략의 하나로 시청률이 부진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억지로 '명품'이란 타이틀을 갖다 붙이는 때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명품 드라마'를 명확히 정의내리긴 쉽지 않다. 그림이나 음악과 마찬가지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것 역시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서다.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이 보느냐에 따라서 '대박' 드라마가 결정되듯,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명품'으로 인정받느냐에 따라 '명품 드라마'가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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