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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경은 참 귀한 배우다. '연기를 병행하는' 아이돌 가수들의 틈바구니에서 '연기만 하는' 20대 여배우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요즘, 어느 작품에서나 당차게 제 몫 이상을 해내는 신세경의 존재감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올해 나이 스물셋. 신세경은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라 젊은 나이"라면서 웃었지만, 주연배우로 극의 무게감을 안정적으로 지탱해낼 수 있는 그 또래 배우가 몇이나 될까.
'남자가 사랑할 때'라는 제목에서 보듯, 여자 캐릭터는 남자의 사랑을 받는 대상으로만 남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신세경은 멜로 안에 캐릭터의 성장을 담아냈다. "서미도는 열등감을 가진 아이였어요. 한태상(송승헌)에게 늘 도움을 받았지만 자신의 꿈을 허영이라 말하는 그에게 상처도 받았죠. 2년 뒤에 두 사람이 재회하는 엔딩에서 서미도가 당당한 주체로 성장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 보는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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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도 마쳤으니 빨리 친구들을 만나 영화도 보고 수다도 떨면서 놀고 싶어요. 저도 남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20대예요. 지금 이 시간을 놓쳐서는 절대로 안 돼요. 20대가 그냥 지나가 버리면 너무나 아깝잖아요. 중고등학교 시절엔 연기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해서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천만다행인 것 같아요. 학창 시절을 충분히 누릴 수 있었고 친구들도 얻었으니까요."
어릴 때는 키가 크고 조숙해서 학생이 아니라 교생 선생님 같았다면서 까르르 웃는 신세경의 성숙한 얼굴은 분명 배우로서 크나큰 장점이다. 얼굴에 담길 수 있는 감성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뜻이니까. "저는 연기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면서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느껴요. 힘든 순간도 찾아오고 때론 자신감을 잃어버리기도 하겠지만,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면서 묵묵히 해나가고 싶어요. 그러면 어느 날 또 다른 전환점이 찾아오고 새로운 일들이 생기면서 저도 점점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가지 않을까요?"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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