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들, 뮤지컬 스타와 이유 있는 동거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3-06-20 08:01


사진=KBS

이유 있는 동거다. 아이돌 스타들과 뮤지컬 스타들의 얘기다. 전혀 다른 분야의 스타들이 같은 작품에 출연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KBS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에 출연 중인 아이유와 조정석이 좋은 예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조정석은 사실 뮤지컬계에선 이미 스타였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헤드윅' 등에 출연했고 2008년엔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신인상을, 2009년엔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공연계에서 잔뼈가 굵은 조정석은 TV 드라마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드라마지만, 베테랑 뮤지컬 배우다운 안정적인 모습이다. '초짜' 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조정석의 이런 안정적인 연기가 파트너 아이유에게도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 아이유 역시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이 때문에 방송 시작 전부터 "과연 아이유가 주말극의 주연으로서 무게 중심을 잡아줄 수 있을 것인가?"와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노련한 조정석과 호흡을 맞추면서 이런 걱정을 말끔히 날려버렸다. 베테랑 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감정 연기를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대로 아이유의 존재 역시 조정석에겐 큰 힘이 되고 있다. 아이유가 어린 나이의 아이돌다운 톡톡 튀는 활기찬 성격으로 현장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전언. '촬영장의 엔돌핀'이란 얘기도 나온다. 바쁜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조정석이 '분위기 메이커' 아이유의 활약 덕분에 힘을 얻고 있다는 것.

두 사람이 '찰떡 궁합'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최고다 이순신'은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아이돌 스타와 뮤지컬 스타의 '이유 있는' 동거는 뮤지컬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뮤지컬 '하이스쿨뮤지컬'엔 배우 강동호와 함께 슈퍼주니어의 려욱, FT아일랜드의 이재진 등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한다. 세 사람은 극 중 이스트 고등학교의 농구부 주장이자 교내 최고의 인기남인 트로이 역에 나란히 트리플 캐스팅됐다.


강동호는 연극 '옥탑방 고양이', 뮤지컬 '궁', '김종욱 찾기', '광화문연가2' 등 다양한 공연 경험을 지난 배우. 가요 프로그램이나 콘서트가 주무대인 아이돌들과는 달라도 뭔가 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달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려욱은 "동호 형은 연기도 잘하고 키도 크고 농구도 잘한다. 목소리도 좋다. 빼먹을 수 있는 건 다 빼먹을 생각"이라며 뮤지컬계 선배 강동호의 실력을 인정했다.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뮤지컬 무대에 선 아이돌들에겐 이런 믿음직한 선배의 존재 자체가 큰 힘이 될 터.

반대로 강동호 역시 동생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려욱은 바쁜 스케줄 때문에 연습을 못나간 적이 있었던 강동호를 위해 녹음파일을 포함한 그날의 연습 일지를 세세히 작성해 메일로 보내줬다. 덕분에 강동호는 차질 없이 연습을 진행할 수 있었다.

또 강동호로선 아이돌 스타들과 함께 출연한 이번 뮤지컬을 계기로 팬층을 넓힐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부상조하는 아이돌 스타들과 뮤지컬 스타들. 이쯤 되면 '환상의 파트너'가 아닐까.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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