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B 5 -- The classic Disney characters welcome visitors outside Sleeping Beauty Castle at Disneyland in Anaheim, Calif. (L-R) Pluto, Mickey Mouse, Minnie Mouse, Goofy and Donald Duck (Scott Brinegar/Disneyland)
디즈니는 어떻게 세계를 점령했을까.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이하 월트 디즈니)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 1923년 10월 16일 디즈니 브라더스 카툰 스튜디오로 출발, '잠자는 숲속의 공주', '신데렐라', '백설공주'를 비롯한 공주 시리즈와 '라이온킹' '밤비' 등 리얼한 동물 애니메이션, '매리 포핀스'와 같은 실사 영화까지 만들어내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1928년 만든 '미키 마우스'는 85년 동안이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대표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스튜디오 설립자인 월트 디즈니가 개인적으로 받은 오스카 트로피만 무려 32개. 명실상부한 최강 스튜디오로 인정받았다. 월트 디즈니가 이처럼 100년에 가깝게 지구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MALEFICENT" -
Photo Credit: Greg Williams ⓒ2012 Disney Enterprises, Inc.
"Marvel's Thor: The Dark World"
Thor (Chris Hemsworth)
Ph: Jay Maidment
ⓒ 2013 MVLFFLLC. TM & ⓒ 2013 Marvel. All Rights Reserved.
'디즈니 위기론' 이겨낸 '따로 또 같이'
월트 디즈니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알라딘'(1992), '라이온킹'(1994)까지 정점을 찍었지만 '포카혼타스'(1995)부터 하향 곡선을 그렸다. '노틀담의 꼽추'(1996), '헤라클레스'(1997)이 1억불을 간신히 넘거나 그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면서 셀 애니메이션의 한계론이 등장했다. 당시 '토이스토리'(1995)가 손으로 직접 그린 애니메이션에서 탈피, 흥행에 성공하면서 월트 디즈니의 흥행 실패가 더 도드라졌던 것도 사실이다.
LAS VEGAS, NV - APRIL 17: Chairman of The Walt Disney Studios Alan Horn speaks at The Walt Disney Studios Motion Pictures presentation at Caesars Palace during CinemaCon, the official convention of the National Association of Theatre Owners on April 17, 2013 in Las Vegas, Nevada. (Photo by Isaac Brekken/WireImage) *** Local Caption *** Alan Horn
그러나 월트 디즈니는 고유색을 유지함과 동시에 2006년 픽사, 2009년 마블 엔터테인먼트, 2012년 루카스 필름을 차례로 인수하며 폭을 넓혀나갔다. 특히 월트 디즈니는 고유의 가치관은 유지하되, 각 스튜디오가 가진 정체성은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정책을 사용해 전문성을 확보했다. 예를 들어 7월 4일 개봉하는'론 레인저'는 인디언 악령 헌터 톤토(조니 뎁)와 텍사스 지방 검사로 부임한 존(아미 해머)이 최악의 악령 부치와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담은 블록버스터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만든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월트 디즈니의 실사 영화로, 특유의 우정 감동 유머 코드에 중점을 두고 있다. 픽사는 '몬스터 대학'을 공개한다. 12년 전 크게 히트한 '몬스터 주식회사'의 단짝 콤비인 마이크와 설리가 몬스터 대학에서 만나 우정을 키워가는 과정을 그렸다. 국내 개봉은 9월 12일. '아이언맨3'로 전세계 박스오피스를 강타한 루카스 필름에서는 '어벤져스'의 속편 '캡틴 아메리카:더 윈터 솔져'를 2014년 2월 3일 선보일 계획이다. 이처럼 월트 디즈니란 큰 우산 아래 월트 디즈니만의 애니메이션, 픽사의 실사 애니메이션, 마블의 액션, 루카스 필름의 히어로물 등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모양새를 띄고 있다.
LAS VEGAS, NV - APRIL 17: Producer Jerry Bruckheimer speaks at The Walt Disney Studios Motion Pictures presentation to promote his upcoming film, 'The Lone Ranger' at Caesars Palace during CinemaCon, the official convention of the National Association of Theatre Owners on April 17, 2013 in Las Vegas, Nevada. (Photo by Isaac Brekken/WireImage) *** Local Caption *** Jerry Bruckheimer
알란 혼(Alan Horn)월트 디즈니 CEO는 "공통 가치관은 정직성, 성실성, 고퀄리티다. 각 스튜디오마다 만드는 작품이 최상이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R등급 영화는 만들지 않는다. 대부분 PG13정도의 등급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월트 디즈니 관계자 역시 "각 스튜디오는 각자 라인업한다. 고유의 개성을 살리고, 여기에 월트 디즈니만 할 수 있는 노하우를 합해 시너지를 만든다. 실제로 '아이언맨'의 경우엔 월트 디즈니가 루카스 필름을 인수한 뒤 '아이언맨3'를 만들면서 MD 수익이 2배 이상 오른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마케팅 전략도 '따로 또 같이'를 추구한다. 캠페인 작업은 월트 디즈니 본사의 마케팅 부서에 중앙집중화된다. 하지만 각 지역 별로 로컬라이징을 시도한다. 알란 혼은 "문화적 차이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위해 각국 언어로 더빙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캐릭터의 대화 내용을 바꾸기도 한다. 또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지역 특성에 맞게 개봉 일정도 조정한다"고 말했다.
LAS VEGAS, NV - APRIL 17: (L-R) Director Gore Verbinski, actor Johnny Depp, actor Armie Hammer and producer Jerry Bruckheimer arrive at The Walt Disney Studios Motion Pictures presentation to promote their upcoming film, 'The Lone Ranger' at Caesars Palace during CinemaCon, the official convention of the National Association of Theatre Owners on April 17, 2013 in Las Vegas, Nevada. (Photo by Isaac Brekken/WireImage) *** Local Caption *** Gore Verbinski; Johnny Depp; Armie Hammer; Jerry Bruckheimer
일관성
디즈니사의 최강점은 '일관성'이다. 알란 혼은 "우리의 강점, 경쟁 우위를 적극 활용하는 게 강점이다. 더 이상 사람들은 20세기 폭스사나 워너브라더스에서 만든 영화를 보러 가지 않는다. 그들의 작품 폭이 넓어 퀄리티가 항상 달라지고 정체성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는 브랜드화 하기 어렵다. 그러나 월트 디즈니는 브랜드 이미지가 확실하다. 또 루카스 필름, 마블, 픽사도 내부적 브랜드 인지도가 있다. 그래서 우리가 잘 아는 걸 고수하면서 전세계 관객들이 편하게 생각하는, 일관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작품들을 만들려고 한다"고 자신했다.
The Walt Disney Studio Theatre.
초기 월트 디즈니는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조직을 세분화했다. 이들은 애니메이터들이 그림을 그리는 비중에 따라 키 애니메이터, 인 비트위너, 어시스턴트로 구분해 업무를 분할했다. 또 배경 위에 캐릭터 자리를 지정하고 애니메이션 전체를 기획하는 레이아웃 아티스트와 조명, 필터, 작업, 특수효과, 대사와 음악 이외의 음향을 책임지는 이펙트 애니메이터, 작품 특성에 따라 애니메이터를 선정하는 등 총괄을 맡은 어브 아이웍스로 나눴다. 이들 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작품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The Walt Disney Studio Disney Team Building, Legends Plaza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에 있는 스튜디오에도 이런 노력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지금은 자체 스튜디오로 이전했지만, 1985년까지 애니메이터 빌딩에서 그림을 완성하면 지하 연결 통로를 이용해 잉크 앤 페인트 빌딩으로 옮겨 색 작업을 마쳤다. 이후 멀티플레인카메라로 촬영을 하는 식이었다. 특히 이 멀티플레인카메라는 배경, 캐릭터 등을 따로 조정해가며 촬영하도록 해 조작 방법이 매우 복잡했지만 월트 디즈니 특유의 입체감을 살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또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어카이브란 공간을 만들었다. 이 곳은 스케치, 모형, 소품 등 원작 제작 자료들이 보관돼 있다. 관계자는 "어떤 작품을 만들 때 애니메이터들이 이 곳에서 영감을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애니메이션 빌딩에 초기 애니메이터들의 스케치 등을 전시하면서 후임들이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LOVELY LANDMARK ?Sleeping Beauty Castle at Disneyland is the centerpiece of Fantasyland, and one of the most recognizable structures in the world. Surrounded by beautiful flowers and whimsical topiary, the Disneyland landmark beckons park visitors to explore the different realms of the place "Where Dreams Come True." Walt Disney wanted this castle to be a friendly and welcoming presence in his park so it was built on a smaller scale than its European counterparts. (Paul Hiffmeyer/Disneyland)
캐릭터 사업 끝판왕
월트 디즈니의 가장 큰 힘은 영화 개봉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작품 속 캐릭터를 사업으로 연결시켜 수익 다변화를 꾀한다는 점이다. 즉 콘텐츠 하나로 최대한 시너지 효과를 거두겠다는 심산이다. 1933년 미키 마우스로 시작된 캐릭터 사업은 현재 영화, TV시리즈, DMD, 게임, 뮤지컬, 테마파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퍼져있다.
이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은 역시 디즈니 월드다.
MAD TEA PARTY -- Inspired by the classic Disney animated movie, "Alice in Wonderland," the Mad Tea Party attraction at Disneyland park recreates the film's madcap "unbirthday" sequence featuring the Mad Hatter and March Hare's chaotic tea party. (Paul Hiffmeyer/Disneyland)
월트 디즈니 작품은 개봉 전후로 어떤 형식이든 디즈니 랜드에 참여하게 된다. 지난 달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 화려한 즉위식과 함께 성에 입성했고, 성격이 조금 다른 '캐리비안의 해적'이나 '론 레이저' 등은 라이더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렇게 디즈니 랜드에 입성한 캐릭터는 최대한 애니메이션과 흡사한 모양새를 갖추도록 한다.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사람 캐릭터는 콘테스트를 거쳐 목소리와 외모가 가장 비슷한 사람을 뽑은 뒤 1년 여간 트레이닝을 시킨다. 미키 마우스나 푸우 같은 캐릭터들도 각자의 사인이나 걸음걸이 등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교육을 받는다. 이후 각자의 구역을 정해 각자의 친구들과 함께하도록 한다.
BIG THUNDER MOUNTAIN RAILROAD -- A runaway train twists through desert canyons and dashes under creaking mine shafts on a fast-paced thrill ride through the barren landscape of the Old West. (Paul Hiffmeyer/Disneyland)
한 마디로 관객들에게 애니메이션 속 세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각 구역마다 스토어를 운영,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캐릭터 상품을 판매해 희소성을 높였다. 최장수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부터 최신작까지 컵 수건 가방 인형 의상 등 다양한 형태로 차례차례 디즈니 랜드에 자리잡으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팬덤을 구축한 것. 월트 디즈니 관계자는 "'신데렐라', '미키와 친구들'로 디즈니 랜드를 만든 뒤 가장 잘 지킨 것이 콘텐츠 활용이다. 어릴 때부터 접했던 캐릭터를 자녀들과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강점이며, 트렌디하게 업데이트도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가족 단위 관객을 주 타겟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버뱅크=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JUNGLE CRUISE -- Disneyland park guests board a trusty tramp steamer for a 7-minute guided tour of jungles from around the world, brimming with exotic animals and lush tropical foli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