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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봉한 영화 '이웃사람'의 시사회 현장. 영화에 출연했으면서도 정작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에는 들어가지 못한 배우가 있었다. 당시 열두살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아역배우 김새론(2000년생)이다. 영화가 청소년 관람불가였던 탓에 김새론은 극장 밖에서 기다리다가 영화가 다 끝난 후에야 기자간담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김새론이 출연한 영화 '아저씨' '나는 아빠다' '바비' 모두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다. 김새론은 자신의 출연작을 보려면 앞으로도 몇 년이나 더 기다려야 한다. 유승호도 아역 시절엔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보지 못하고 무대인사만 한 채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렇다면 '여왕의 교실'의 경우엔 어떨까? 일본 원작 드라마에 비춰볼 때, 국내 드라마에도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들이 담길 것 같다. 4일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성적이 상위 1%에 속하는 아이들만 수업 시간에 질문할 수 있고 꼴찌에게는 벌칙으로 교실 청소가 주어지는 장면이 담겼다. "낙오된 사람들은 차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마여진 선생의 모습도 냉혹하기 그지없다. 초등학생이 주인공인 드라마 치고는 상당히 '센' 설정이다. 이같은 설정만 보면 15세 시청가가 나올 것 같지만, 다행히도 시청 등급이 12세다. 주조연 아역배우들 모두 오랜만에 자신의 출연작을 당당히 시청해도 되는 셈이다. 이 드라마의 관계자는 "마여진 선생의 강한 겉모습 안에는 학생들을 위한 진심이 담겨 있다. 그래서 센 설정들이 나름의 설득력을 갖는다"며 "드라마 안에 우리의 교육 현실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