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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가족이란 처음이자 마지막 의지처이다. 하지만 사이가 틀어지면 그것만큼 괴로운 존재도 없다. 살을 맞대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더욱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가족 간 갈등과 소통을 다룬 뮤지컬과 연극이 잇달아 막을 올린다.
26살의 청년 수현. 스무살 때 비 오던 여름날 집을 나와 하나뿐인 가족인 형 강현과 연락을 끊고 지낸 지 6년 째다. 그러던 어느날 그에게 '이강현 결혼'이라고 쓰여있는 청첩장이 하나 배달된다.
청첩장을 들고 고향 집으로 찾아가지만 형 강현은 수현을 거의 투명인간 취급한다. 결혼의 분위기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 게다가 아무리 오랫동안 연락이 끊어졌어도 그렇지 자신을 모르는 사람 대하듯 하는 형, 강현. 오래 전 사이 좋은 형제의 모습은 사라지고 깊은 갈등과 오해만이 남아있는 듯 하다.
극단 신화의 코미디극 '고부 전쟁'(김용상 작, 김영수 연출)은 전통의 소재인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을 변화된 시대상에 맞춰 재조명한다. 중견 탤런트 선우용여와 드라마와 연극에서 맹활약하는 최준용 정소영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딸을 낳고 출산휴가 중인 결혼 2년차 커리어 우먼 김주미와 30여 년간 시장에서 생선장사를 해온 시어머니 강춘심이 주인공이다. 강춘심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외아들과 결혼한 며느리의 매사가 성에 차지 않는다. 손녀가 보고 싶어 갑작스럽게 찾아와 칼국수를 끓여 달라고 하는가 하면, 할아버지의 제사가 다가오자 신경질적으로 무리한 제수를 구입 하라고 한다.
제사 전 날 음식을 분주하게 만들고 있는 며느리에게 시어머니는 커피를 타 오라고 한다. 도와주기는 커녕 TV만 보며 커피 심부름을 시키는 시어니가 미워서 며느리 김주미는 일부러 시어머니 앞에서 커피를 쏟으며 쓰러진다. 시어머니는 물론 시아버지도 깜짝 놀라고 남편이 퇴근하며 상황은 꼬이는데….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화해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 7월6일부터 8월25일까지 NH 아트홀.
극단 산울림이 홍대 앞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나 왔어요, 엄마'(원제 안녕, 엄마)는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이다.
일본의 대표 여성 극작가 나가이 아이의 작품으로 국내 초연이다. 2년 만에 불쑥 찾아온 아들과 그를 맞이한 어머니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의 삶을 유머와 통찰력으로 그린다. 서민동네에 살고 있는 후쿠에는 유학생들을 돕는 '개양귀비꽃 모임'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문화센터의 고전강의 선생인 나오부미와 행복한 로맨스를 즐기며 삶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2년 만에 아들 아키오가 불쑥 찾아온다. 후쿠에는 아키오가 직장에서 정리해고를 담당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결혼 생활에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비열한 악마'로 변해버린 아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는 후쿠에. 후쿠에와 아들 아키오, 또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후쿠에와의 결혼을 결심한 나오부미, 이 세 사람의 이상한 동거가 시작된다.
이현순 정나진 임홍식 등 출연. 연출 박혜선. (02)334.5915/25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