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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와 살아남으려는 자, 그 승자는?'
이처럼 생존 가능성을 확신하기 힘든데다, 모바일게임 열풍에 밀려 자본 확보도 여의치 않고, 각종 사회적 규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좀처럼 신작 온라인게임이 출시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번 인기를 얻으면 모바일게임보다 수명이 훨씬 길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매력은 여전하다. '살아남은 강자', 그리고 이 아성에 도전해 '새로운 강자'로 거듭나려는 신작들의 경쟁이 계속되는 이유다.
그동안 액션 RPG의 '살아남은 강자'는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였다. 2005년 공개 서비스를 시작, 전세계 회원수가 4억명을 넘어섰고 중국에서의 동시접속자수만 30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넥슨이 당시 네오플 허 민 대표(현 위메프 대표)에게 2000억원을 안겨주며 게임사를 인수한 것도 바로 '던파' 때문이었다. 이미 한 해에만 인수액의 2배 이상 매출액이 발생하니 이런 '효자게임'도 없다.
현재 온라인게임의 '대세'로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역시 신흥 강자다. 새로운 장르의 게임처럼 보이지만, 격투 액션을 비롯해 RTS(실시간 전략게임) FPS(1인칭 슈팅게임) RPG(역할수행게임) 등 이미 인기를 끌고 있던 게임들에서 다양한 요소를 차용해 최적으로 결합, '청출어람'을 뽐내고 있다. 이달 초 '마의 장벽'으로 여겨졌던 PC방 점유율 40%를 최초로 돌파하는 놀라운 성과도 거뒀다.
지난 2010년 출시된 '스타크래프트2'는 역설적으로 형님격인 '스타1'을 뛰어넘지 못하고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첫번째 확장팩 '군단의 심장'을 선보이면서 비로소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타1'에 비해 PC방 점유율에서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군단의 심장'이 나온 이후 '스타1'의 점유율까지 다시 오른 것을 감안하면 그만큼 유저들에게 게임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모은 것으로 보인다. 프로리그나 WCS(월드챔피언십시리즈) 등 다양한 대회에서 프로게이머들의 명경기가 계속 축척되면서 '스타1'의 인기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거센 도전에 직면해서도 여전히 살아남으며 '강자'의 지위를 끈질기게 유지하는 게임도 많다.
엔씨소프트의 MMORPG '리니지'는 98년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올해로 벌써 15주년이 됐다. 급변하는 게임산업에서 '할아버지 게임'으로 불리지만, 올해 단일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는 마치 진화하는 생명체와 같아서,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게이머들의 플레이를 통해 생명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PC방 점유율은 여전히 3%대를 유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손자 게임'들과의 경쟁에서도 별로 뒤지지 않는다.
FPS게임 '서든어택'도 지난 2005년 세상에 나왔지만 여전히 이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전체 게임 순위에서도 '리그 오브 레전드'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숱한 경쟁작들이 출시됐지만 이 게임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했다.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는 이보다 앞선 2004년에 나왔지만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으로 진화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서울랜드에 '카트라이더 범퍼카'가 등장하는 등 캐주얼게임으로는 보기 드물게 장수게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라그나로크', '붉은 보석', '트릭스터' 등도 10년 이상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