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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산울림이 일본의 대표 여성 극작가 나가이 아이의 '나 왔어요, 엄마'(원제 안녕, 엄마)를 국내 초연한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2년 만에 아들 아키오가 불쑥 찾아온다. 후쿠에는 아키오가 직장에서 정리해고를 담당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결혼 생활에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비열한 악마'로 변해버린 아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는 후쿠에. 후쿠에와 아들 아키오, 또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후쿠에와의 결혼을 결심한 나오부미, 이 세 사람의 이상한 동거가 시작된다.
8명의 등장인물들은 평범하지만 독특하다. 모두가 조연이자 주연이다. 사실적이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전쟁으로 인해 생긴 지울 수 없는 마음의 고통, 고도 성장기에 오직 가족을 위하여 모든 것을 바쳤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가족과 단절된 회사원, 거품경제의 붕괴에 따른 정리해고, 늙는 것에 대한 공포와 자식으로부터 버림받은 데서 오는 고독감 등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 펼쳐진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